진모영
75년을 해로한 부부가 있다. 남편 나이 백 살,아내의 나이는 구십을 바라본다. 함께 한 75년 세월이 징그러울 법도한데 부부의 금슬은 한결같다. 젊어서 데릴사위로 들어와 어린신부가 다칠 새라 몇 년을 고이 기다린 뒤에 비로소 한 몸이 된 부부는, 지금도 외출할때면 커플한복을 곱게 맞춰 입을 만큼 서로에게 극진하고 애틋하다. 인생의 동반자란 이런 것이구나, 할 만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생자필멸(生者必滅)이라는 자연의 법칙이다. 공무도 하가의 한 구절을 따온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부부 역시 시간과 함께 찾아오는 이별의 순간을 피할 수 없다. 남편을 보낸 늙은 아내는 흰 눈이 내려앉은 무덤가에 앉아 구슬피 운다. 오프닝과 엔딩에서 두 번 반복되는 이 장면은 영화의 테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의 하이라이트일 것이다. 여러모로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대중화를 선언한 <워낭소리>를 떠오르게 하는 이 영화는 인물의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영화다. (맹수진)
진모영Jin Mo-young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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