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얼굴들, 뮤지션 이적과 하림은 해금 연주자, 무용수, 조각가 등 한국 아티스트들과 함께 몽골로 유목창작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몽골의 마두금 연주자, 장가(長歌) 가수, 무용수와 함께 남고비를 여행하며 이로부터 예술적 영감을 얻고 울란바토르 나담축제에서 공연을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노마드 음악 로드무비로 무대 위의 만들어진 예술가들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창작하고 공연하며 예술을 일상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포착한다. 몽골의 전통 예술들이 한국 대중음악과 만나 이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화음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즐겁다. 언어는 통하지 않아도 창작의 고통을 함께 공유하는 자들의 느낌은 서로 통하는 법. 그들은 즉석에서 작곡하고 연주하고 춤추고 노래하는 과정에서 가족처럼 가까워진다. 영화는 몽골의 드넓은 고비 사막을 여행하는 일행을 따라가며 아름다운 대초원을 카메라에 가득 담는다. 그곳에서 울려 퍼지는 마두금의 애잔한 선율과 몽골 노래 장가에는 동물과 교감하는 몽골인의 오랜 생활 습성이 배어 있어 가슴을 울린다. 하림씨는 몽골만의 고유한 창법인 흐미를 배워 자신의 노래 발성에 적용하기도 한다. 몽골전통 음악과 한국 전통음악, 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이 엮어내는 하모니는 낯설면서도 따사로운 풍경으로 눈 앞에 펼쳐진다. 영화는 개성있는 이들 예술가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포착하여 그들의 감각을 설명이 아니라 이미지로 전달하며, 동시에 자연과 동물로부터 전해지는 경이로운 감정을 소리와 그림에 담아 표현한다. 유명인의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 쉬이 접할 수 없는 고급스런 무대를 경험하는 기쁨, 광활한 대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그리고 다양한 문화간의 접속을 통한 놀라움이 있는 작품이다. (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