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마 나기사, 와카마츠 코지와 같은 반체제 감독의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던 아다치 마사오는 당시 좌파 급진 정치에 심취해 있었다. 그는 레바논에서 악명을 떨치던 일본의 연합적군 (連合赤軍)을 만나 부대에 합류한다. 아다치 마사오는 2001년 체포되어, 일본으로 강제 소환되었다. 에릭 보들레르 감독은 일본 영화계와 일본 사회에서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던 이 사건을 파고든다. 일본 연합적군의 일화는 연합적군의 핵심인물이었던 지도자 시게노부 후사코, 그녀의 딸 메이, 영화제작자 아다치 마사오 이 세 사람의 일생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마사오는 70년대 베이루트의 혁명군에 가담하여, 그들과 함께 활동하며 지하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 감독이 특별 허가를 받아 그의 일생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전까지, 마사오는 체포 후, 일본 출국 및 일체의 영화제작을 금지 당했다. 현실에 대한 의문을 사진 속에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에릭 보들레르 감독은 영화를 슈퍼 8mm로 촬영했으며 도쿄와 베이루트의 오늘날 풍광을 일본 특유의 풍경이론에 입각해 담아냈다. 영화는 아카이브 영상과 TV자료화면, 영화 장면을 메이의 배경으로 활용하고 아다치의 목소리와 기억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숨어 살아야 했던 어린 소녀의 일상과 망명, 정치와 영화를 매혹적으로 중첩시킨다. 과거에 대한 재조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억의 조각조각을 찾아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