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예닌>은 웨스트 뱅크 예닌의 낡은 극장 재건이라는 야심 찬 계획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1960년대에 세워져 팔레스타인 지역 최대의 극장으로 한 때 이름을 날렸던 이곳에는 현재 지역 사회의 공허한 울림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독일인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이 의기투합해 추진 중인 극장 재개관 사업은 정치적이면서도 문화적일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파생 효과들을 만들어낸다. <시네마 예닌>은 도시 예닌은 물론 팔레스타인 전 지역을 아우르는 문제들을 섬세하고도 밀도 있는 시각으로 지켜본다. 사람들은 때로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극장 재건에 온 힘을 쏟는다. 이들의 바람은 새로 문을 열게 될 극장이 팔레스타인의 평화, 교육, 자주권으로 가는 새로운 통로가 되는 것이다. 이 낡은 극장과 독일 태생의 마커스 베터 감독의 인연은 전작 <예닌의 심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스라엘 군의 총에 아들을 잃은 이스마엘의 이야기를 그린 <예닌의 심장> 촬영차 예닌을 찾았던 감독은 이곳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로 극장이 붐비던 영화의 도시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게 된 것이다. 예닌 극장의 재건은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 사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영화 관람이라는 문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출발점인 것이다. 영화 관람을 시작으로 다양한 문화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이해를 높이는 한 편, 자유와 공정함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