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퇴하는 학생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의 긴 제목은 물음표(?)가 아닌 마침표(!)로 끝난다. 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화자이며, 연출자이기도 한 동혁은 자퇴를 선택한 자신이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묻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는 자퇴라는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달라고, 자퇴도 또 하나의 길이라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지지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꾸었던 동혁은 학교에 다니는 것 대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독립적인 삶을 꾸려가기 위해 자퇴를 결심한다. 하지만 주변의 어른과 친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주변 사람들은 동혁에게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중요한지, 학벌이라는 계급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공고한지 이야기한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동혁이 받을 따가운 시선과 차별을 걱정한다. 하지만 동혁은 반문한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일 뿐인 학교에 다니는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자유롭게 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꿈을 마음껏 꾸겠다고. <그 자퇴하는 학생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는 자퇴를 선택한 동혁이 약간의 슬럼프와 외로움을 딛고 다시 자신의 꿈을 확인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과정이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자신을 향해 영상일기를 쓰는 시간을 거치면서 동혁은 다짐한다. 자퇴라는 선택을 통해 열리는 또 다른 길과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주겠다고. (박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