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랜드>는 중국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스트리트댄스 문화가 젊고 개성 있는 감독의 이해와 상상력 속에서 소화되고 있는 작품이다. 감독은 거리의 춤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과 광기를 영화로 담고자 가가랜드를 세웠고, 실제 대가 레드헤어를 섭외해서 그로 하여금 가가랜드의 핑크헤어가 되어 스스로를 연기하도록 했다. 이 영화는 거리의 춤 본연의 정신을 보여주려는 댄스 영화면서, 동시에 레드헤어에 관한 일종의 전기이고, 가난과 사회적 통제에 시달리는 시대의 보고서이자, 이 시대를 이겨내는 SNS 세대의 스토리텔링이다. 이러한 온갖 성격들은 일목요연하기보다는 두서없고, 진중하기보다는 분방하며, 정돈되어 있기보다는 흩뿌려진 채로 정렬 아닌 정렬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온갖 콘텐츠 채널이 하나의 플랫폼에 등록된 산만한 사이트의 알고리즘을 따라 헤매고 있는 것 같다가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와 마음을 중심에 둔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에 적절한 시작점과 끝점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를 이끄는 원리 또는 원동력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점은 <가가랜드>가 거리를 무대 삼아 희로애락의 춤사위를 이어가며 삶의 에너지를 분출하는 사람들과 함께 리듬을 타고 있는 신명 나는 작품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