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용, 전진
World Premiere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나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환생 전 사원을 찾아야만 린포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현실. 문제는 내 전생의 사원은 라다크가 아닌 티베트. 중국의 종교 탄압에 가로막혀 제자들이 나를 찾아올 수도, 내가 갈 수도 없다. 결국 머물던 라다크 사원에서도 쫓겨나고,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 나를 믿고 곁을 지켜주는 유일한 사람은 스승 우르갼 뿐이다. 나는 누구였을까? 그 답을 찾아 금지된 땅 티베트로 가야만 한다.
티벳 불교에서 ‘린포체’는 전생에 출가 수행자로 수도에 전념하다가 죽은 후 다시 인간의 몸을 받아 환생한 것이 증명된 사람을 가리킨다. 인도 북부 라다크 삭티에서 태어난 파트마 앙뚜는 전생에 티베트 캄 사원의 덕망 높은 고승이었다는 걸 기억하는 아이다. 병을 고치는 사람이자 승려인 앙뚜의 삼촌이 그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2010년 앙뚜는 린포체로 임명되고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만 족첸 귤멧 나톤 왕보라는 새 이름을 받은 이 린포체의 삶은 순탄치 않다. 앙뚜는 이미 린포체가 있었던 사원에서 쫓겨나는데 사원이 없는 린포체는 고아와 같다. 앙뚜는 전생의 기억이 점점 흐려지는데다 사원에서 정진할 수 없는 처지 때문에 괴로워 한다.
<앙뚜>는 전생의 삶을 이어받아 존경받는 삶을 살아야 했으나 그냥 평범한 아이로 살게 된 린포체의 삶을 사제관계에 초점을 맞춰 묘사한다. 린포체가 어떤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정진할 것을 바라는 그의 스승은 린포체보다 두 세배 이상 고단한 삶을 산다. 실제로 수도 정진에 몰입하는 이가 린포체인지 그의 스승인지 헷갈릴 만큼 스승의 헌신은 크다. 또는 거꾸로 생각할 수도 있다. 스승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어린 린포체의 방황은 스승을 더욱 스승답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는 스승이기도 하다. <앙뚜>는 유랑하는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린포체를 둘러싼 종교적 관습을 조망하면서 인생에 대해 고도의 추상적인 비유를 뽑아내는 유려한 다큐멘터리다. [김영진]
문창용Moon Chang-yong
나디아의 산 (2016)황금비율의 비밀 (2014)행복을 파는 가게 (2013)18분의 기적 (2012)서해5도 경계에서 (2012) 영화 <앙뚜>는 히말라야 라다크의 ‘환생’과 ‘린포체’라는 독특한 불교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어린 동자승의 성장과 노승의 헌신적인 사랑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삶이란 매번 뜻하지 않은 축복과 시련의 반복으로 이어져간다. 얄궂은 운명은 시간이 흐르면서 축복이 불행으로, 시련이 행복으로 뒤바뀌어 되돌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송두리째 경험하며 꽃 피운 두 사람의 사랑은 세상의 어떤 믿음보다 견고하고, 현실을 지탱시키고 미래를 꿈꾸게 한다. 설사 그것이 지금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전진Jeon Jin
앙뚜 (2016)
Contribution / World Sales Moon Chang-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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