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쉬 앙가한
필리핀 마닐라 대통령 관저인 말라카낭궁 바로 뒤편에는 강가를 따라 길게 늘어선 무허가 판자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워터게토>는 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기이다. 이곳에 사는 이들은 중앙정부와 이슬람 분리주의자들 간의 기나긴 분쟁의 역사를 가진 남부 민다나오 출신 이주민들이다. 피투와 미놈은 민다나오와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도 이슬람 율법을 지키는 삶을 살아가지만, 현실은 마닐라로 상경할 때 그들의 꿈꿔온 도시에서의 ‘더 나은 삶 ’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피투는 스티로폼 배를 타고 강에 떠내려 오는 페트병을 모아 생계를 이어가며, 미놈은 깊은 병으로 자리에 누운 지 오래다. 여기에 점점 현실화 되어가는 판자촌 철거 계획은 이들을 옥죄어 오기 시작한다. 남루하나마 그들을 지탱해주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인 이들은 이제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미놈이 결국 민다나오로 돌아가는 배에 오를때, 피투는 마닐라에 남기로 결정 한다. 영화는 이들이 가톨릭 국가 필리핀의 수도에서 종교적 소수자이자 빈민으로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철거 계획에 맞선 저항과 체념을 담담히 쫓으며 이들에 대한 말없는 지지와 애정을 표한다. 진득한 관찰자적 위치에선 카메라만이 잡아낼 수 있는 놀라운 순간들을 선사하는 이 영화는 이 젊은 감독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인다. (박소현)
내쉬 앙가한Nash ANGGAHAN
필리핀 폴리텍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며 영화연출의 기본을 배웠다. 졸업 전 <파산>으로 2007년 카톨릭미디어상 최우수학생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으며, <파시그강 사람들>로 태국의 시독스국제과학영화제대상을 수상했다. Water Ghetto (2011) iskWate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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