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낮은 몸, 높은 마음>은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인 ‘청소년 우울증’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청소년 정신장애’에 문제의식을 청소년의 입장에서 쉽고 의미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이 영화를 통해 ‘청소년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청소년 당사자들의 실제 경험, 청소년 정신장애 치료를 위한 접근성 취약의 문제, 그에 대한 해결 방법 등을 제작자들이 깊은 호흡으로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청소년 우울증 치료의 문턱이 높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매우 설득력 있었다. 청소년 우울증 치료가 어려운 원인으로 ‘우울증에 대한 오해와 정신장애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과 ‘정신장애를 앓는 청소년들에게는 성인에 비해 치료나 상담 기회가 제한적인 점’을 꼽았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오해나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에 더해 청소년들의 경우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 동의 없이 자신의 치료 방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점, 청소년들의 생활 반경 내에서 접근 가능한 상담 시스템 부족 등을 청소년 우울증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적하였다.

이 영화를 제작한 두 명의 감독은 사회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내 주변 친구들에게 벌어질 수 있는 일’,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더불어 앞으로 자신들의 꿈인 영상제작자로서 창작물을 만들 때 ‘소수자’와 ‘편견’을 어떻게 영상에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자기반성도 엿보여 ‘청소년 우울증’ 문제를 풀어내는 것에 진지함을 더하고 있다. [경희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