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빈에 위치한 한 동물보호소의 일상을 관찰하는 다이렉트 시네마이다. 영화는 매일매일 벌어지는 보호소의 일상을 담담한 태도로 담아낸다. 케이지에 담겨 이송되는 고양이와 개의 모습은 익숙하다. 버려졌는지 도망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불안한 표정에 안절부절못한다. 몸의 일부가 찢어지고 깨진 각종 동물이 보호소로 들어오면 수의사들은 종과 상태를 불문하고 치료한다. 개, 고양이, 토끼, 새는 물론, 뱀도 있고, 쥐도 있고, 뉴트리아도 있다.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는 선입견으로 혐오 동물이 되어버린 동물도 보호소에서는 차별받지 않는다. 보호소에는 수시로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입양을 위해, 혹은 구조한 동물을 데리고 오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파양을 위해 동물을 내려놓고 가기도 한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견학 장소로도 활용된다. 앵무새에게 책을 읽어주는 수의사, 철장 너머로 우울함에 빠진 병든 침팬지와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수의사도 있다. 천태만상의 보호소 안에는 행복, 기쁨, 슬픔, 좌절, 분노 등 많은 감정이 오간다. 카메라는 개입하지 않고, 어떤 설명도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살아생전 동물을 너무도 사랑하여 동물의 성인이라고 알려진 성 프란치스코 사제의 동상이 보호소 앞에 새로 세워진다. 객관적인 거리감을 유지하는 냉정한 카메라는 인간의 무책임함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