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주들이 튀니지 스타일 미트볼 쿠스쿠스 만드는 과정을 함께 한다. 야채를 다듬으며 손주들은 궁금해 한다. 프랑스인 할머니가 어떻게 북아프리카 튀니지 요리의 달인이 되었는지. 요리법을 알려주는 할머니의 목소리는 60여 년 전 가족의 시작을 이야기할 때도 담담하다. 쿠스쿠스를 버무리면서, 손주들은 할머니가 요리의 달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깨닫게 된다. 넘쳐나는 음식과 맛을 음미하는 반응 장면을 기대하지 말자. 영화는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묻고, 종교와 인간에 대한 존중을 확인하며, 일상의 기억이 세대를 아울러 전해지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요리가 진행되는 현장음과 보이스오버로 전달되는 대화 소리가 편안하게 균형을 이루고, 분주한 요리 준비와 음식이 익어가길 기다리는 시간이 적절한 템포를 유지한다. 감독은 조부모님께 영화를 헌사 한다. 더불어 요리를 함께 만든 형제들과 후세에 태어날 그들의 아이들을 위해 영화를 바친다. 어느 날 아이들은 미트볼 쿠스쿠스가 놓인 식탁에 앉아 유대교 풍습에 따라 안식일을 지키며 정성스레 요리했던 젊은 날의 증조할머니를 떠올릴 것이다.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포용하고 공감하며 말이다. [유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