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가 있는 레노와 그의 가족과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레노는 머릿속으로 생각이 복잡한 소년이다. 충동적인 감정 분출과 행동으로 학교에서 수차례 내쫓기고 시설에도 간 적이 있는 레노에 대해 가족들은 골칫거리로 여긴다. 하지만 레노는 공격적인 종으로 알려진 앤젤피시 역시 평범한 존재일 뿐임을 이야기하며 가족들이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온몸에 문신을 한 아버지, 티격태격하기 일쑤인 쌍둥이 동생, 자신을 그려준 그림의 장수만큼 길어지고 있는 엄마의 부재는 레노만큼이나 순탄하지 않았던 그동안의 가족의 역사를 보여준다.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표류하는 레노, 누워 있는 침대 공간을 한 화면에 담아 밀폐된 공간처럼 만들고 어항을 내려다보듯 수직적 부감으로 레노의 복잡한 생각을 들여다보는 장면의 반복을 통해 레노와 앤젤피시와의 동일시를 시각적으로 섬세하게 연출한다. 배경으로 일관되게 흘러나오는 경쾌한 드럼 사운드는 심각한 비극의 정서를 상쇄하며 레노와 가족의 밝은 미래를 응원하게 만든다. [변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