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몽골 소녀의 꿈을 향한 도전기. 그녀는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 생활비를 마련하고 휴대폰도 사고 싶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전문곡예사의 길은 필사적인 만큼 고되다. 곡예 훈련의 힘든 과정을 고백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해서 공연을 마치고 난 소녀의 희망 가득한 상기된 표정으로 끝나는 영화에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 얽힌 특별한 사연과 일상들이 담겨 있다. 또래 아이들과 자신은 상황이 다르다는 인식에서 오는 고립감, 이를 느낄 여유도 없이 다가오는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감, 미칠 것같이 힘든 훈련의 일상 속에서 내가 진정 이것을 좋아하느냐는 물음은 사치스럽게 다가온다. 기이한 곡예 동작과 슬프고 괴로운 가족사는 그녀가 생존을 위해 견뎌내야 하는 두 가지 중력이다. 부모의 무능함과 부족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이며 다부지게 나아가는 소녀의 걸음을 저절로 응원하게 되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변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