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주둔하는 국가를 뜻하는 제목으로, 미군을 접대하며 그들에게 휴식과 오락을 제공하기 위해 가난한 나라의 여성들의 몸을 동원하는 이야기를 추적한다. 가난한 여성을 성 대상화의 도구로 착취하는 시스템이 국경을 넘어 안정적으로 순환하며, 종국에는 이 모든 것을 틀어쥐고 있는 가해자는 쏙 빠지고 중간 브로커와 피해 여성들의 갈등으로 몰아가는 착취 구조를 폭로하기 위해 카메라는 기민하게 움직인다. 취재와 탐사 역량이 돋보이는 와중에 영화적 언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방점을 두어, 저널리즘과 다큐 시네마의 접속을 꾀하는 감독의 고민이 전해진다. 카메라는 필리핀 다바오시에 위치한 빈민촌 출신의 20대 여성 마리아가 군산의 미군기지 클럽에서 가수로 일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평택의 클럽에서 탈출하여 소송 중인 조이라는 여성이 재활하는 모습을 따라간다. 이와 함께 한국과 필리핀에 걸쳐 형성된 미군을 위한 여성 수입 산업의 경로를 파헤쳐진다. 필리핀 여성을 모집하는 기획사를 운영하는 욜리, 한국인 브로커 미스터 정, 미군 기치존 내 업소를 운영하는 파파 정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관객 스스로 판단하여 이 거대한 산업의 본질을 깨닫게끔 효과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는 영화다. [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