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이 말하는 <언데이터블 우먼>의 감독 조유경은 주관이 뚜렷하고 자기만의 세상이 확고하며 겁이 많고 나돌아다니기보다는 집에 있길 좋아하는 사람이다. 여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지인들은 “그래서 연애를 못 하는 거”라고 말한다. 연애를 하지 않은지 3년인지 5년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조유경 감독에게 연애를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왜 연애를 하고 있지 않으며 그들은 어떤 연애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는 말로 이 프로젝트의 연출 의도를 전한다. 감독은 스스로를 실험에 던지면서 지금 연애를 하는 사람을 만나고 또 연애 하지 않는 사람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영화는 가볍고 친근한 톤으로 전개되지만 그 과정에서 조유경 감독에게 무심코 날아드는 언어폭력은 결코 가벼이 보아 넘기기 어렵다. 1인 가구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오늘날, 사회구조는 급변하고 있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왜 결혼을 하지 않으며...”, “나는 왜 아이를 낳지 않으며...”로 시작되는 각자의 프로젝트를 떠올릴 관객도 적지 않을 듯하다.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