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의뢰를 받고 만든 빔 벤더스의 이 작품은 남아메리카 출신으로, 또 예수회 회원으로서는 최초의 교황, 프란치스코에 대한 초상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본명인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라는 개인에 대한 탐구보다는 전 세계적 영향력을 미치는 역할인 교황의 직분을 맡은 프란치스코로서의 한 사람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데 충실히 하고자 하는 선택을 했다. 따라서 많은 인터뷰 장면이 삽입된 영화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의미가 부여되어 해석되고 전 세계로 전파되는 그의 역할과 메세지에 집중한다. 자칫 평이해 보일 수 있는 이 방식을 통해 영화는 종교의 신과 돈이라는 자본주의의 신을 둘 다 섬길 수 없음을 강조하는, 가난한 자를 섬기기 위한 가난한 교회를 역설하는 현대 천주교의 수장으로서의 교황의 입장을 전면에 드러낸다. 라는 원제가 드러내는 그의 말의 무게에 대한 고민은 영화 곳곳에 이렇게 스며들어 있다. [조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