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신체적인 것이기도 하고, 정신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것이다. 신체와 정신의 활동이 멈췄을 때도, 시신이 발견되고 적합한 절차를 거쳐 신고되고, 시체가 처리되고, 유품이 정리되어야 죽음이 합법적으로 완료된다. 이 과정에는 여러 사회적 제도들과 그 제도가 고용한 수많은 사람들이 관계된다. 마지막 유품이 처리되는 경매장과 쓰레기장은 이 영화를 간결하게 압축한다. 영화는 이 죽음의 단계들을 과묵하고 냉정하게 따라간다. 설명도, 대화도 없으며 모든 장면에서 카메라는 고정된 위치에서 프레임 안에 들어온 것을 찍을 뿐이다. 익명의 삶의 최종단계를 관찰하기 위해 선택된 이 간결하고 과묵한 양식은 냉철하면서도 동시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