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
수능, 대학, 군대, 취직, 결혼. 일직선과 같이 이어진 이 코스를 벗어나기 위해 고등학교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일직선, 한 방향으로 쭉 곧은 줄. 또는 그런 형태. <일직선>의 감독이자 화자인 이만기는 지금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삶이 일직선 같다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입시. 그 뒤에 바로 이어지는 군 복무. 다시 돌아와 졸업. 그 후엔 취업.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똑같은 삶의 방향. 이만기는 이 일직선 밖으로 나가보려고 한다. 수능을 100일 남짓 남긴 시점, 그는 친구들을 설득해 수능 전 마지막 일탈로서 여행을 가려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의 설득에 넘어가지 않는다. 한국에서 대학 입시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그런 일을 앞두고 여행이냐며 도리어 핀잔을 준다. 이만기는 결국 혼자 집 앞 공원에 나가 스케이트를 타는 것으로 여행을 대신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타왔던 스케이트마저도 고삼이 되니 잘 타지지 않는다. 일직선 밖으로 빠져나가고자 했던 그의 시도는 이렇게 영화 안에서 실패하고 만다. <일직선>의 특징은 이 과정을 담아내는 영화의 리듬에 있다. 입시와 청춘, 인생과 사회구조 등. 하나하나 가볍지 않은 개념들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지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의 한계는 학교와 집, 독서실이 전부다. 우리는 영화가 끝나면 문득 질문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우리에게 허락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일직선을 벗어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한동혁]
이만기Lee Man-ki
일직선 (2016)
Contribution & World Sales Lee Ma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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