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에서 우리가 듣는 건, 카메라와 리얼리티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사진의 독특성은 셔터를 누른 사람이 아니라 셔터 그 자체에 있는 것으로, 리얼리티가 렌즈를 뚫고 필름에 기록된다는 점에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한편, 영화에서 우리가 보는 건 다양하게 중첩되는 프레임이다. 오래된 사진, 그 사진을 보는 사람, 그 사람이 찍힌 화면, 그 화면을 담은 모니터가 계속해서 제시된다. 그리고 우리가 듣는 것과 보는 것이 만나는 지점에, 전쟁 시기 익명의 카메라맨에 의해 찍힌 사진이 있다. 흥미롭게도 그 뒷면에는 사진에 담긴 것이 허구라는 취지로 ‘이것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문구가 쓰여 있다. 영화는 여러 자료의 제시와 그 혼합을 통해 카메라에 담기는 것이 결국 리얼리티라는 구성물임을 알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