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암소>가 다루는 건, 현대 인도에서 발생하고 있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소 보호’ 자경단 활동이지만, 그러한 활동의 단순한 기록물은 아니다. 여기엔 선하고 순수한 소년과 그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는 혐오의 세계가 있다. 소를 신성하게 여기는 힌두교의 율법과 “단결하고 종교를 수호하라”는 민족주의 정치의 외침에 따라 자경단원들은 무슬림에 대한 적대를 강하게 표출하며 폭력 사태까지 불사한다. 송아지를 돌보던 소년은 점차 그러한 위험한 에너지 속에서 얼굴을 잃어간다. <성스러운 암소>는 이미 일종의 허구적 논리에 사로잡혀있는 그룹을 조명하면서, 그에 적합한 방식인 극영화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한다. <성스러운 암소>는 시선과 내러티브의 운용, 집단 풍경의 묘사 등이 적절히 어우러진 장르 영화로서, 그 자체로 현실의 강력한 지시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