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비백인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십대 젊은이들이 거쳐가는 과정 중 하나.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를 가고 갱이 되는 것. 순서가 바뀌기도 하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같은 길을 간다. 피터 존 크리스티안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남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6년 형을 언도 받았다. 이 다큐는 피터가 형을 살고 나온 뒤 가석방 기간 동안 자신의 삶을 다시 회복시키는 여정을 따라간다. 남아공 흑인 젊은이들이 쉽게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이유를 거주 지역의 환경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이 다큐가 말하고자 하는 방향은 아 니다. 범죄 동기나 범죄로 내몰게 되는 어떤 사회적 요인을 찾기보다 인터뷰 대상과 범위를 제한해 보다 개인화된 스토리로 만들었고 과거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한 젊은이의 노력과 갱생에 초점을 맞춘다. 마치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처럼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피터 존은 랩 아티스트의 꿈을 꾸고 있다. 그의 가사에는 그가 거쳐온 거친 삶과 그것을 이겨내고자 자신을 담금질하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실성이 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고, 젊은이다운 추진력으로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밀어 부친다. 그의 주위에는 그를 지원해주는 형제와 이혼관계에 있지만 각기 그를 포용하려는 부모가 있다. 이 잔잔한 스토리를 물결치게 하는 지점은 그가 자신의 거짓말을 털어놓을 때다. 정당방위를 주장했던 자신과 살인이 일어난 밤의 진실을 말할 때다. 그가 죄를 스스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교도소에서는 정의회복 프로젝트를 통해 범죄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도록 격려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피터 존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죄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는 이곳에 참여한 재소자들에게 랩 공연을 한다. ‘갱으로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맞서듯이 꿈을 위해 맞서라’. 범죄자들에게 꿈을 설파하고 놀랍게도 그것은 통한다. 피터 존의 긍정적인 자세는 천부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런 힘이 그의 삶을 변화시키는 추동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허구의 감동스토리는 늘 해피엔딩이지만 이것은 다큐임을 상기해야 한다. (한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