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볼프
선장과 해적, 여기서 선은 누구이고 악은 누구일까? 제목만 본다면 이미 선악은 정해져 있다. 당연히 선장은 선이고 해적은 악일 것이라고 말이다. 동화 『피터팬』에서 보아왔던 이미지 안에서 해적은 언제나 악의 축이었다. 해적이란 나름의 항로로 움직이는 배를 빼앗고 배 안의 것들을 빼앗는 도둑이다. 바다 위의 도둑, 그들이 바로 해적이다. 소말리아 해적 이야기는 먼 남의 이야기 만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여명 작전”으로 기억되는 사건을 통해 아주 먼 남의 이야기가 우리의 것으로 체험되었으니 말이다. 문제는 납치와 피랍 그 자체가 아니다. 납치를 했으니 당연히 해적은 범법자이며 무법자이지만 선, 악의 문제는 범법 혹은 준법의 문제를 넘어서 있다. 그것은 바로 윤리적인 질문이다. 영화는 선장과 해적의 잘잘못이 아니라 극한의 위기에 처한 인간에 있어서의 최소한의 윤리를 묻는다. 과연 누가 선한 사람이고 악한 사람일까, 라고 말이다. 해적에게 도둑질은 일종의 생계이다. 해적 대장인 아하도는 비록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물건을 뺏기도 하지만 그것은 중요한 삶의 행위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피해자인 선장 코티우크에게 해적 대장은 어떤 인물일까? 의외로 그는 해적 대장 아하도야말로 유일한 인간이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인간이란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을 갖춘 자를 뜻할테다. 해적이 원하는 것은 몸값이다. 그런데, 선장을 고용한 회사는 배를 포기한다. 배만 포기하는 게 아니다. 그 안에 승선한 모든 사람의 목숨도 버린다. 선장은 위기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 보려 하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그의 배에 승선한 선원들이 오히려 해적 편을 들며 도둑질에 가담하려 한다. 심지어, 선장에게 폭력을 가하고 당신은 더 이상 이 배의 지도자가 아니라며 저항하기도 한다. 그 때, 괜찮냐고 묻는 단 하나의 사람이 바로 해적의 대장 아하도이다. 그는 선장의 목숨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다만 돈을 원할 뿐이다. 회사와 선원은 위험과 이익이라는 명제 앞에서 선장을 버린다. 영화는 납치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가지게 된 선장이 심리치료를 거치는 과정과 함께 해적 대장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교차 편집된 이미지 속에서 처절한 피해자와 냉혹한 가해자는 하나의 접점을 향해 나아간다. 과연 인간성이란 선과 악이란 무엇일까?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생겨나는 이 연대감은 무엇일까? 영화는 묻고, 또 보여준다. (강유정)
앤디 볼프Andy WOLFF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다. 윈드서핑 선수로 활동해 오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영화현장의 어시스턴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남가주대학교와 뮌헨영화방송대학교에서 영화예술을 공부 하였고, 단편 <썬 로스트>와 <원 웨이 오얼 디 아더>는 세계 여러국제영화제에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다. The Captain and His Pirate (2012) On the Other Side of Life (2010) The Child Within (2008) One Way Or The Other (2007) Son Lost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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