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을 불쑥 찾아 든 경찰, 감독과 그의 동료는 팽팽한 긴장 속에서 실랑이를 벌인다. 20분 동안 경찰은 두 가지 질문에 감독이 대답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하고, 감독은 자신이 왜 답변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하나의 고정된 화면 안에서 벌어지는 질문과 대답은 인권을 떠올리게 하며, 감시와 통제의 권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예닐곱의 경찰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뭔가 전화를 하고, 여권을 살피는 광경이 숨겨진 카메라를 통해 보여진다. 뭔가 일어날 것 같은 상황 속에서 감독은 침착하면서도 강하게 자신의 권리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는 경찰의 말과 행동은 권위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보인다. 뜨거운 여름 한밤에 기록된 이 작품은 감독이 전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논평이자 저항이다. (오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