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 위
1979년, 중국은 인구 성장을 통제하기 위해 ‘가구 당 한 아이’ 정책을 펼쳤다. 이후 10년 간 이 정책 아래 2억 4천 만 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이들은 중국 경제의 번영 속에 태어난 첫 세대다. 그리고 예술성을 추구하는 특징을 지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로드 투 페임>은 바로 이 세대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중국 중앙희극학원을 배경으로 배우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만 하는 청춘의 삶을 그렸다. 문화와 예술의 혁명 (프로파간다)을 추구했던 마오쩌둥이 세운 이곳은 그 동안 공리, 장쯔이 등 세계적인 배우 들을 배출한 연기자의 산실이다. 최고의 배우를 양성하는 만큼 엄격하고 냉혹한 질서가 지배하는 세계다. 이곳에서 배우 지망생들은 브로드웨이 진출을 위해 오디션을 받는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자신의 꿈을 위해 열정적으로 매진하지만, 주변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가족의 반대, 경제적인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험난하고 차가운 현실이 그들을 옭아맨다. 극 중 재벌 자녀와 빈곤층 자녀의 대비된 삶을 통해 부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닿는 인맥 중심 사회 중국의 부조리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능력이 있고, 재능이 있어도 모두가 기회를 잡을 수는 없다. 오디션 경험을 통해 테이블 밑 거래의 세계를 알게 됐다”는 한 학생의 자조 섞인 하소연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감독은 이런 장면을 통해 빈부격차, 세대 간 분열 등 오늘날 중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은연 중에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도덕적인 판단은 유보한 듯 보인다. 쇼비즈니스 세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청춘의 순수와 열정을 담는데 주력한다. 마침내 쇼타임 날.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야 하는 젊은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배우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 것 인가. 이 다큐멘터리는 뜨겁게 타올랐던 시기를 보낸 학생들이 각자 다른 삶을 살아 가고 있는 모습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그들의 삶은 마치 한차례 몰아친 소나기가 그친 하늘처럼 고요하다. (지용진)
하오 위Hao WU
분자생물학 교육을 받은 하오 위는 현재 인터넷과 영화제작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 그가 연출하고 제작한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베이징 오얼 버스트>는 PBS에서 방송되었다. <로드 투 페임>뿐 아니라 북경에서 아들을 기르기 위한 티베트 과부의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잔타>를 제작 중이다. 현재 북경에 거주하며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The Road to Fame (2013) Beijing or Bust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