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1주년을 맞은 6.25전쟁. 온 산하를 뒤덮었던 전쟁의 흔적들은 사라졌고, 현재의 청소년들에게 분단의 현실과 통일의 문제는 자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1963년 결혼 이후, 매년 결혼기념일이 되면 가족사진을 찍어 간직 한다는 한 이산가족 할아버지가 갖고 있는 48장의 가족사진은, 그 자체가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한 개인의 한(恨)의 기록이다. 그리고 미국 국립기록보관소의 사진자료를 통해 감독이 보여주는 전쟁의 상처들은 우리를 과거의 생생한 기억 속으로 안내한다. 사진속 사람들 전부는 익명으로 스러져간 ‘전쟁의 소모품 ’이 아니라 가족과 인생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영화는 전쟁의 이미지와 개인사의 중첩을 통해 일면 와닿기 어려운 전쟁의 아픔을 개인의 상처로 치환하여 생생하게 목격하게 한다. 그러나 기록을 증언할 ‘그 분들이 다 돌아가시고 나서’도 그 상처를 현재의 고통으로 기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잊혀진 상처는 곧 무관심과 사회의 기억상실이 만든 상처이다. (강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