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라와 야간고등학교. 이곳은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 고등학교이다. 영화는 2002년 우라와 야간고등학교 한 학급의 입학식에서부터 2006년 그들의 졸업까지 4년여의 여정을 담고 있다. 2002년 처음, 카메라는 외부인의 시선으로 학생들을 바라본다. 수업에는 아예 들어오지 않는 사치코, 지나치게 활달한 나오미, 무단결석이 잦은 마리 그리고 이들 모두를 마냥 묵인하고 웃고만 있는 담임 히라노까지. 일반인의 시선으로 이들은 모두 문제아이자 뭔가 잘못되었다. 그러나 카메라는 학생들의 미세한 표정과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하면서 이들 곁으로 조용히 미끄러져 들어간다. 마치 바로 옆에 있는 친구처럼. 이제 카메라는 이방인이 아닌 학생들의 일부가 되어 따뜻한 시선을 주고받고 있다. 인터뷰 장면들 역시 질문자와 응답자가 아닌 가까운 친구와 주고받는 대화처럼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관객 역시 어느 순간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상처받은 사치코 옆에, 아우팅이 두려워 명랑을 가장한 소심한 나오미 곁에 그리고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마리 바로 옆에 서 있게 된다. 그리고 그들처럼 되뇌게 된다. 살 이유를 준 학교, 우라와!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