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G20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캐나다의 토론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개최국의 ‘국격’을 높이는 주요한 국제행사에 재를 뿌리는 불온세력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이다. 행사를 앞두고 거리를 점령한 불순세력들로 인해 팽팽한 긴장감이 고조 된다. 문제는 과잉진압에 나서는 공권력. 토론토 당국은 경찰에게 전면적 권한을 부여하기 위한 법안개정을 시도하고 그 법안을 근거로 초월적인 공권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시위대로 위장한 경찰, 폭력을 유도하는 함정, 검문 수색과 무자비한 체포는 캐나다 역사상 최악의 인권유린과 탄압으로 이어진다. 일종의 기시감. 광화문 사거리에 들어선 그 산성 앞에 한 번 이라도 서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감정이입을 피하기가 힘들다. 거리를 점령한 시위대와 진압하는 경찰들, 그리고 이어지는 충돌.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폭력의 현장을 담은 영상들이 미디어활동가들에 의해 기록되고 유포된다. 익숙하지만 불편한 장면들. 비교적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현장에서 낚은 날것의 영상과 공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적절하게 배치하면서 영화적 긴장감을 유지한다. 그리고 체제에 순응하지 못하는 불온한 것들의 운명. 그 운명이 국경을 넘고 언어를 넘어 우리에게도 생생하게 전달된다.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