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의 주도 세인트폴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던 2008년 9월. 텍사스 미들랜드 출신의 두 청년 데이비드 맥케이와 브래들리 크라우더는 화염병을 소지하고 경찰에 대한 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체포된다. 세상을 바꾸고 싶었고, 누군가는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겠냐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시위를 할 계획이었다는 두 청년을 FBI는 자국내 테러리즘의 사례로 간주, 재판에 회부한다. 하지만 그들은 과연 테러리스트인가? 맥케이와 크라우더, 그 가족들과 FBI 수사관 등 관계자들의 밀착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는 사실 하나는, 그들 계획의 중심에 브랜든 다비란 인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자들을 위한 구호단체 커먼그라운드릴리프의 공동설립자이자 급진적 행동주의자인 다비는, 수개월간 두 청년과 친분을 쌓으며 정치적 이상과 구체적인 행동방침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정신적 지주. 충격적인 사실은 다비가 FBI의 정보원이었으며, 따라서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FBI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손으로 쓴 글씨와 타자기로 친 문서, 녹취 등을 통해 재현되는 심문 과정과 증언들에 귀를 기울일수록, 의혹은 커져만 간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이상주의자에 가까웠을 스물두 살의 맥케이와 크라우더는 다비를 만나지 않았어도 폭력을 택했을까? 설사 그렇다 해도, FBI는 왜 짐작하고 있던 사태를 미리 막지 않았는가? 어쩌면 이들은 9·11 이후 테러방지 명목 하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온 미국정부의 필요가 만들어 낸 테러리스트일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영화는, 테러에 대한 공포를 담보 삼아 시위를 범죄시하고 시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해온 공권력이 지배하는 미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황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