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영국이 인도대륙 지배를 끝내고 돌아갈 때 그들은 종교에 따라 인도와 파키스탄 두 나라로 나누어버렸고, 지배계급과 다수 국민이 힌두교와 무슬림으로 나뉘어 있던 카슈미르는 일종의 섬처럼 남게 되었다. 이로 말미암아이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 세 차례의 전쟁이 일어났고, 카슈미르는 오늘날까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화약고로 간주되고 있다. 지역의 실효적 지배를 위해 인도가 수백만명의 군대를 파견해 철권통치를 실시하고, 이에 맞서 카슈미르 민중들의 투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인도인들에게 카슈미르는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고, 반대로 인도는 무자비한 점령자로만 인식 되었다. 분쟁의 씨앗이 어떻게 뿌려졌든, 상대방에 대한 왜곡된 시선은 싸움을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이데올로기적 기제가 된다. 여기 수십 명의 카슈미르 젊은이들이 태어나 처음으로 인도 땅을 밟았다. 며칠이나 걸린 여행 끝에 그들이 만나는 것은 인도의 젊은이들. 서로 만난 젊은이들은 게임과 대화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평화의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짧은 기간 동안에 만나 나누는 대화와 즐거운 어울림이 양측에 쌓인 해묵은 갈등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지만, 아무튼 이 소박한 시도가 화해의 단초가 될 수 있으리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강석필)

※ DMZ Docs Project 2009 제작지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