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국민스포츠 킥복싱. 어린 아이들이 폭력을 상품으로 사고파는 킥복싱의 세계로 모여든다. 배고픔과 가난에 못 이겨 킥복싱을 시작한 아이부터 약물 중독자와 좀도둑까지 다양한 배경의 아이들이 킥복싱의 장밋빛 신세계로 진입하고자 어른도 감당하기 어려운 고된 훈련에 열중한다. 복싱캠프의 아이들에게 킥복싱은 태국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놀이거리이다. 태국 남부지역에서 복싱캠프를 운영하는 아저씨 삭 Sak은 아이들에게 운동코치이자 양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그가 정한 엄격한 행동수칙과 철저한 훈련 규율은 아이들의 신체 단련은 물론 그들에게 삶의 공동체가 왜 중요한지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복싱캠프가 아이들에게 절실한 이유는 음식과 숙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과 정겨운 학교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복싱캠프는 그들에게 허락된 마지막 안식처나 다름없다. 10살을 전후한 아이들에게 킥복싱 훈련이 너무 가혹하다는 사회적 논란을 뒤로하고, 코치 삭은 캠프의 아이들이 역사적인 룸피니 경기장에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는 날을 고대하며 오늘도 맹렬한 연습을 주문한다. (허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