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영광, 락앤롤이라는 <빅 존>의 요소들은 마치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빅존’클레메센과 그의 아들 올레의 소용돌이 같은 삶을 30년 넘게 추적한다. 아버지는 아들이 권투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아들의 트레이너, 코치, 매니저로 곁을 지켜왔다. 아들에 강하게 집착하는 부정(父情)에 대해 비판적이 되기 쉽지만, 영화는 아버지 존에게 깊은 공감과 존경심을 보낸다. 존은 60년대에 몇 개의 히트곡을 발표한적 있는 락 뮤지션이었다. 그러나 1970년에 아들 올레가 태어나자 기타연주를 접고, 권투선수로서의 아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키워나간다. 존은 아들을 직접 코치하고, 올레의 재능은 곧 권투계에서도 인정받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적수들이 기다리고 있는 권투 링 위로 아들을 기꺼이 올려 보내는 못 말리는 아버지를 보며 모두들 고개를 내저었지만, 클레메센부자는 승승장구하며 결국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에이전트와 프로계약을 맺기에 이른다. 개인촬영물과 방송 기록을 활용하며 감독은 부자가 걸어온 인생을 화면에 재현해내고, 아들에게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아버지의 모습에 대해서 때론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