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한 여행사의 카탈로그에는 ‘미지의 나라’ 북한으로 떠나는 여행상품에 대한 광고가 실려있다. 영화는 약 450만원 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북한으로 여행을 떠나는 27명의 체코 관광객들을 따라간다. 북한은 통치를 위해 개인을 신격화하고, 강제 노동수용소를 운영하고, 핵무기 개발 야심에 대해 숨기지 않는 나라이지만, 체코 여행객들에겐 18년 전 체코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은 6일의 일정 동안 반드시 정해진 가이드와 함께 정해진 장소들만 방문할 수 있는데, 이 장소들은 외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잘 꾸며진 거짓된 공간이다. 북한이 아무리 잘 정돈된 행복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써도 체코 관광객들은 질식 할 듯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피부로 느낀다. 외부에 잘 공개되지 않은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물론 흥미롭지만 영화는 이보다는 북한을 보는 체코 관광객들의 반응에 더 주안점을 둔다. 북한체제는 18년 전 사회주의체제가 몰락하기 전 체코의 모습과 별다를 바가 없다. 과연 18년간 자유와 민주주의를 경험한 체코인들에게 전체주의 사회의 지배와 제약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것인가? 이에 대한 반응은 관광객들의 연령과 직업에 따라 매우 다양해서,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북한을 보며 옛 체코를 그리워하고, 젊은 관광객들은 압제의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