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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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효정'은 시댁살이를 하면서 세 번이나 다른 방으로 이사했다. 전업주부로 20년을 살아온 효정은 상담사라는 직업으로 새로운 가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빠는 여전히 순종적인 아내의 역할을 원한다. 엄마는 안전한 공간으로 독립을 원한다. 각방살이 중에도 아빠의 침입이 이어진다. 엄마가 계속 방을 옮겨도 아빠는 계속해서 엄마의 공간에 훼방을 놓는다. 엄마는 과연 자신만의 공간, 그 다섯 번째 방을 가질 수 있을까?
쾅쾅쾅. 술 취한 남편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 여자는 ‘자기만의 방’이 생겼지만 여전히 편하지가 않다. <다섯 번째 방>은 프리랜서 상담가인 효정이 시댁생활 30년 만에 처음으로 혼자만의 방을 가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효정에게 방이 생긴 건 그가 경제적인 가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는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도 밀린 설거지를 하고 무능한 남편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다섯 번째 방>의 흥미로운 점은 효정이 가정 폭력에 대해 상담하고 교육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효정은 자신의 배움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식하고 이 차이를 좁혀가고자 성장하고 또 투쟁한다. 효정의 삶은 어떻게 나아갈까? 이 모든 과정을 <다섯 번째 방>은 딸의 시점에서 흔들리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가족 일을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보여줘도 될까’ 싶은 걱정을 불식시킬 만큼, 우리 주위에도 흔할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가 불러일으킬 큰 공감과 용기가 기대되는 영화다.
전찬영CHUN Chanyoung
부산에서 여성주의 관점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두편의 단편부터 현재의 장편까지 꾸준히 본인의 가족을 다큐멘터리에 담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