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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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살다가 2020년에 ‘탈시설’ 하여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고 있는 두 명의 발달장애인에 관한 영화. 한 문장으로 정리된 이들의 독립 과정에는 사건·사고가 잦았다. 두 인물이 지역사회에 속해 독립적으로 사는 현재, 그리고 그들이 시설의 통제된 환경에서 거주했던 과거가 서로 마주하도록 하여 인간적인 삶의 가치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장애인 거주시설, 영화 속 말을 빌리자면 장애인 ‘수용시설’에는 비상구가 있다. <비상구 있는 집>은 시설에서 대피해 나의 집을 갖게 된 두 발달장애인에 관한 영화다. 영화는 이용찬, 채민식의 자립 생활과 인터뷰, 탈시설을 도운 사회복지사들과 활동가들의 인터뷰로 구성돼 있다. 발달장애인의 인터뷰는 종종 채 마무리되기 전에 사회복지사의 설명으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편집은 발달장애인의 언어만으로 소통이 어려운(어렵다고 느끼는) 영화와 현실의 한계이면서, 동시에 장애인의 자립은 온전한 홀로서기가 아니라 제도와 지역사회, 이웃의 도움으로 가능하다는 걸 반증한다. 탈시설이 장애인의 권리임을 차근차근 설득해나가는 영화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인간을 노동력으로만 보는 사회에서 장애인은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되기 쉬운데, 그렇다면 그 노동이란 무엇인가? 생산성 있는 노동만이 노동인가? <비상구 있는 집>은 탈시설한 발달장애인의 존재가 소위 생산성을 노동의 ‘합당한’ 기준으로 삼는 인식을 흔들 수 있다고 말한다.
장주영JANG Juyeong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영상을 전공했다. 무용하다 여겨지는 가치들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현재는 협의적으로 시대의 규정에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스크리닝 방법과 비주얼라이징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