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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2017)

I AM DOCU

국제경쟁

대상 (흰기러기상)

성찬식

안나 자메츠카
  • Poland
  • 2016
  • 72min
  • DCP
  • color
Korean Premiere

바르샤바 인근의 허름하고 비좁은 아파트에 사는 14세의 소녀 올라(Ola)는 이 집의 가장이나 마찬가지다. 아빠는 술에 취해 무능하기 짝이 없고, 엄마는 집을 떠나 간혹 전화만 나눌 뿐이고, 자폐아인 두 살 아래 남동생은 늘 불안한 상태다. <성찬식>은 올라가 남동생 니코뎀(Nikodem)의 성찬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나이에 걸맞지 않은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소녀의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한다. 가톨릭교 신자가 95% 이상인 폴란드에서 첫 영성체를 하는 성찬식은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로, 온 가족이 모두 모여 화합하는 날이기도 하다. 올라는 자폐증으로 인해 주의가 산만한 남동생이 성경의 가르침을 외우도록 돕는 한편, 제구실을 못하는 아버지를 돌보아야 하고, 멀리 떠나 살고 있는 엄마가 성찬식에 참석하도록 설득한다. 성찬식 이후 엄마가 갓난아기를 데리고 들어와 살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급격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안나 자메츠카 감독은 이 섬세하고 사려 깊은 첫 장편에서 인물들과 친밀한 관계를 쌓으며 극적인 순간들을 포착하는 데 성공한다. 연출자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 가운데 인물에 밀착한 신중한 촬영과 극영화에 가까운 숙련된 편집이 영화의 완성도를 더한다. 2016년 로카르노영화제 비평가주간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이래 지난해 유럽에서 많은 호평을 받은 화제의 다큐멘터리다. [한선희]

Director

  • 안나 자메츠카

    Communion (2016) 

Credit

  • ProducerAnna Wydra, Anna Zamecka, Zuzanna Król
  • Cinematography Małgorzata Szyłak
  • Editor Agnieszka Glińska, Anna Zamecka, Wojciech Janas
  • Sound Anna Rok, Katarzyna Szczerba

심사위원 특별상

워쇼

안드레아 달스가드, 오바이다 자이툰
  • Denmark, Finland, Syrian Arab Republic
  • 2016
  • 100min
  • DCP
  • color

동시대 가장 참혹한 환부가 되어 버린 국가 시리아. 몇 년 전 <은빛수면, 시리아의 자화상>(2014)이라는 영화가 있었고 어쩌면 <워쇼>도 그 자화상 그리기의 맥락에 있는 것 같다. 라디오 DJ이자 이 영화의 공동 감독인 오바이다 자이툰과 그의 친구들이 영화의 주된 주인공이다. 2011년 ‘아랍의 봄’은 시리아에도 찾아들고 40년간 이어진 시리아 독재 정권을 겨냥한 혁명의 분위기가 고조되었을 무렵 오바이다와 그녀의 친구들도 이 혁명의 물결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동참한다. 하지만 사태는 점점 더 그들의 희망을 저버리기 시작한다. 이후에 시리아가 내전에 휩싸이고 테러의 집단을 창궐시키고 난민을 낳으며 불우한 땅이 되어 버린 것을 우리도 안다. 하지만 <워쇼>는 우리가 체감하지 못한 것들을 그리고 끝내 말할 수 없는 것들을 가장 사적인 차원에서 아프게 획득해낸다. 오바이다가 들고뛰고 도망치고 숨으며 찍어낸 영상들은 국제 정세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기술된 몇 줄의 문장으로는 도저히 옮겨지지 않는 가혹한 현실을 관객에게로 생생하게 전한다. 카메라는 오바이다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되어서 시리아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7개의 장으로 나누어서 시리아의 현황을 짚어 나간 구성에서는 치밀함을 엿볼 수 있고, 반면에 제5장‘기억’에서 그녀가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할 때에는 이 영화가 마침내 사람들의 꺼져버린 생명과 희망에 관한 자화상이라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정한석]

Director

  • 안드레아 달스가드

    Redane (2014)Life is Sacred (2014)Travelling with Mr. T. (2012)The Human Scale (2012)Cities on Speed: Bogota Change (2009)​ 
  • 오바이다 자이툰

    The War Show (2016) 

Credit

  • ProducerMiriam, Norgaard, Alaa Hassan
  • Editor Adam Niesen
  • Sound Olli Huhtanen

아시아 경쟁

아시아의 시선상

라이프 이미테이션

주 첸
  • China
  • 2017
  • 82min
  • DCP
  • color
Korean Premiere

라이프/이미테이션. 모순의 언어로 이루는 하나의 세계.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 각자에게 주어진, 혹은 각자가 상정한 아바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채우는 가상/현실. 영화 <라이프 이미테이션>은 이 가상/현실을 결합하며 상하이 젊은이들의 불안과 우울을 비춘다. 현대의 사람들이 누군가와 가장 내밀하게 접속하는 수단인 텍스트 대화의 관찰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실재하지 않는 시공간으로 우리를 불러낸다. 사랑과 고독에 대한 번뇌로 점철되는 채팅 메시지는 곧이어 컴퓨터 게임의 가상현실로 이어지고 또다시 상하이 어딘가의 현실로 이어진다. 이는 일정한 서사를 따르지 않지만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는 같은 존재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존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가상/현실의 세계는 경계가 없는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기도 하고 잠에서 깨면 사라질 꿈처럼 보이기도 하며 카메라-인물-가상의 프레임이 서로를 응시하는 거울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존재의 개념을 다각도로 확장시키며 영화가 비추는 불안과 우울의 형상은 초현실과 본질로 증폭된다. 여전히 밤거리를 방황하거나 누워있거나 공회전하지만 오늘도 셀카를 찍으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무수한 라이프/이미테이션(들). 이것이 영화 <라이프 이미테이션>이 비가역의 존재들에 숨을 불어넣는 방식이다. [최민아]

Director

  • 주 첸

    Life Imitation (2017) 

Credit

  • ProducerZhou Chen
  • Cinematography Zhou Chen
  • Editor Zhou Chen
  • Sound Zhou Chen

한국경쟁

최우수 한국 다큐멘터리상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 Korea
  • 2017
  • 175min
  • DCP
  • color

<망각과 기억 2: 돌아봄>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비교적 덜 주목받은 사안들을 길어 올린 다섯 편의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다. 안창규 감독의 <승선>은 세월호 마지막 탑승자이자 마지막 탈출자인 김성묵 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친구를 위해 구명조끼를 내어준 소년과 짧은 만남을 술회하는 그의 얼굴 뒤로 세월호 희생 학생의 포커싱 아웃된 초상화가 마치 관객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박종필 감독의 유작 <잠수사>는 고 김관홍 잠수사의 삶과 죽음을 다룬다. 그의 장례식 뒤에 남겨진 이들의 투쟁을 덧붙이면서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김환태 감독의 <세월오적>은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적폐의 대상을 추적한다. 이 작품이 취하는 풍자성은 그것 없이는 차마 보기 힘든 대상을 마주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 게다. 김태일, 주로미 감독의 <걸음을 멈추고>는 ‘몸으로 이야기하는’ 마임배우 류성국 씨의 이야기다. 그동안의 무심함을 반성하며 매주 토요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마임극을 올리던 류성국 씨와 세월호 희생 학생들의 어머니가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을 통해 만나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문성준 감독은 <기억의 손길>은 안산 세월호 추모 공원 조성을 둘러싼 시민들의 갈등을 그린다. 세월호 유족들은 추모공원 조성이 혐오시설이 아니라 사업으로서의 가치가 있음을 설득해야만 한다. 이 같은 갈등은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고민하게 한다. [김소희]

Director

  •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바다에서 온 편지 (2015)망각과 기억1 416 (2016)​ 

Credit

  • ProducerPark Jong-pil, Kim Il-rhan
  • Cinematography Um Hee-chan, Boo Sung-pil, Kim Min-kyu, Lee Byung-Ki, Mun sung-jun
  • Editor An Chang-gyu, Park Jong-pil, Kim Hwan-tae, Kim Tae-il, Ju Ro-mi, Mun Sung-jun

심사위원 특별상

벼꽃

오정훈
  • Korea
  • 2017
  • 80min
  • DCP
  • color
World Premiere

한국인의 주식인 밥이 되기 전, 볍씨에서 볏단에 이르는 벼의 생애를 온전하게 담아내는 <벼꽃>의 토대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아름다움과 농부들의 숭고한 노동에 대한 예찬이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한 곳에 놓인 카메라의 시선이 흥미롭다. 마치 밥풀처럼 보이는 하얀 벼꽃, 강 같기도 하고 바다 같기도 한 논의 표면, 조용히 논두렁 곁에 선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내는 소리, 찰박거리는 물에 비친 햇살의 눈부심과 뿌연 수면 아래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벼, 농부의 걸음을 일체화시키는 관찰의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농부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동할 동안 벼들도 자연과 공존하거나 투쟁하면서 자라난다. 오정훈 감독 또한 그들 곁을 지키면서 관찰하고 기록한다. 어쩌면 이 단순한 행위로 인해 <벼꽃>은 인내와 끈기 외에는 결코 닿지 못할 영역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마른 땅을 갈아엎고 물길을 열어놓아 논이 되어가는 과정을 비롯해 이 영화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반복과 순환의 주기는 교양의 측면에 국한되지 않고 배움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에 주어진 탄생과 죽음의 소멸되지 않는 시간이 소비와 유통을 거치면서 사회 시스템에 의해 위협받더라도 재배와 생산은 반복될 것이라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진리가 이 다큐멘터리의 근간이다. [박인호]

Director

  • 오정훈

    1994년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집단 푸른영상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미디어교육실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다큐멘터리 제작과 더불어 인디다큐페스티발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노래하고 싶어 (2012) 새로운 학교 –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는? (2011) 호주제 폐지, 평등가족으로 가는 길 (2001) 낙선 (2000) 세 발 까마귀 (1997) 약속 하나 있어야겠습니다 (1995)​ ​

Credit

  • ProducerOh Jung-hun
  • Cinematography Oh Jung-hun
  • Editor Oh Jung-hun
  • Sound Pyo Yong-soo

특별상

용감한 기러기상

앨리스 죽이기

김상규
  • Korea
  • 2017
  • 76min
  • DCP
  • color
World Premiere

북한에 다녀온 평범한 재미교포는 어떻게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주의자로 둔갑하게 된 걸까. 미국 시민권자로 남편과 함께 북한을 오갔던 신은미 씨는 자신이 본 북한을 말했을 뿐인데 북한 찬양자라 매도당한다. 초청을 받아 간 ‘통일’ 북 콘서트는 ‘종북’ 콘서트로 낙인찍힌다. 가족에게마저 외면당하자 신은미 씨는 누명을 벗기 위해 싸우기로 한다. <앨리스 죽이기>는 신은미 씨를 통해 듣는 북한 이야기가 아니라, 신은미 씨를 통해 보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영화가 보여준 바에 따르면 우리는 북한에 관한 조그만 옹호도 용납할 수 없는 폐쇄성을 지녔다. 이것이 종편 채널이 지휘하고 보수단체가 날뛴 합작품이라는 것은 머지않아 드러난다. 영화 속에서 중심이 되는 공간은 북 토크쇼를 위해 전국을 누비는 좁은 승합차 안이다. 승합차를 통한 여정에 동참하기에 영화는 로드 무비의 성격을 띤다. 북 토크쇼에 관한 근심으로 가득한 승합차라는 공간은 정해진 코스를 벗어날 수 없는 북한 관광버스만큼이나 폐쇄적인 한국 사회를 함축하는 것 같다. 어느 날은 신은미 씨가 승합차 창문에 낀 습기 위에 손가락으로 연신 하트를 그린다. 이 장면은 그 어떤 설명 보다 그녀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데 영화는 북 토크쇼에 폭탄을 투척한 범죄자의 얼굴과 인터뷰를 전면에 드러낸다. 회한의 흔적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평범하고 앳된 범인의 모습은 ‘영화적’이라고 할 만큼 섬뜩하다. 그 얼굴은 관객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일까, 경고를 보내는 것일까. 영화가 남긴 숙제다. [김소희]

Director

  • 김상규

    KAL858 사건의 묻혀진 진실 (2016)다시 사월 (2015)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2014)잊지 않는다는 것 (2014)​ 

Credit

  • ProducerKim Sang-kyu
  • Cinematography Kim Sang-kyu, Joung Won-seok, Choi Ah-ram
  • Editor Kim Sang-kyu
  • Sound Pyo Yong-soo

아름다운 기러기상

카운터스

이일하
  • Korea
  • 2017
  • 96min
  • DCP
  • color/black and white
World Premiere

‘혐오’문제는 한국인에게도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나날이 심각해져 가는 여성혐오와 장애인혐오를 보면 한국사회에도 이주민혐오가 전면에 등장하지 말란 법도 없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 마이너리티인 자이니치(재일조선인)은 과거 20세기 초 불행했던 조선의 식민지 역사를 상징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현대 일본의 엄연한 사회 구성원이자 시민이다. 그럼에도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차별은 계속되고 있으며 재특회라는 극우단체는 재일조선인 차별과 혐오 시위를 극렬하게 선동한다.

그러던 중 재특회의 혐오 시위에 반대하는 '카운터스(혐오시위 반대자)', 그 중에 '오토코구미(男組)'라 불리는 남자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재특회가 혐오 시위를 벌일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해서 재특회 시위대를 향해 위협을 하거나 거친 몸싸움으로 훼방을 놓는다. 혐오 시위를 분쇄하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는 이들의 행동대장 다카하시는 한눈에 봐도 야쿠자 냄새가 물씬 나는 사내이자 강성 마초다. 소위 어둠의 세계에서 살았던 그가 인종 민족 혐오 시위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사회적 약자인 재일조선인을 혐오하는 재특회가 '남자(!)답지 못하고 지질해서 정의롭지 못해서'다.

CG를 활용한 시원시원한 편집, 마치 게임이나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촬영과 속도 빠른 전개에 지루할 틈이 없다. 다큐는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이 한 방에 깨진다. 무엇보다 혐오 문제가 심각해진 한국의 현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홍재희]​

Director

  • 이일하

    울보권투부(2015)금붕어, 그리고 면도날 (2010)로드맨터리 (2008)라테지수 (2006)​ 

Credit

  • Cinematography Lee Il-ha
  • Editor Lee Il-ha
  • Music Noh Young-rae

젊은 기러기상

박수현
  • Korea
  • 2016
  • 22min
  • DCP
  • color

도시에서 건물은 직장이자 집, 소중한 터전이면서 동시에 재개발을 통해 이권을 얻기 위한 수단이거나 혹은 철거 아르바이트로 친구들과 놀 용돈을 버는 그저 돈벌이인 '일'이기도 하다. 어두운 한밤중에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된 이 다큐멘터리의 첫 장면은 무참히 찢긴 건물 벽의 커다란 구멍 사이로 희끄무레한 형상이 어른거리는 광경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희미한 형상이 재개발 지역과 부서진 건물의 공간들을 유령처럼 헤매고 있다. 여기에는 어느 철거 업체 용역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보이스 오버된다. 앳된 목소리로 너스레를 떨면서 건물을 부술 때 보았던 풍경과 느꼈던 심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놓는 고백이 부서진 건물 풍경과 겹쳐질 때, 카메라에 담긴 공간은 마치 잔혹한 살해의 현장을 찾아온 것처럼 느껴진다. 흔히 용역 깡패라 불리는 이들이 자행한 무력은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자 의미 있는 장소였을 곳곳을 난도질해놓았고, 비어버린 건물에는 아직 끊어지지 않은 숨처럼 공간의 옅은 기운이 미약하게 남아있는 듯하다. 카메라는 밤의 폐허의 풍경과 낮의 건물 철거 현장을 교차하며 부서진 풍경들, 소음들, 철거 용역들의 몸짓들을 관찰한다. 낮에 몰래카메라처럼 찍은 영상들은 마치 아직 부서지지 않은 건물에 남은 어떤 숨어있는 자의 시선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밤에 그 시선은 건물들의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다시 오늘 밤을 지새워야 할 곳, 숨을 곳이 어디일지를 헤매고 있다. [이정빈]

Director

  • 박수현

    일 (2016)

Credit

  • Cinematography Park Soo-hyun
  • Editor Park Soo-hyun
  • Sound Pyo Yong-soo

관객상

관객상

벼꽃

오정훈
  • Korea
  • 2017
  • 80min
  • DCP
  • color
World Premiere

한국인의 주식인 밥이 되기 전, 볍씨에서 볏단에 이르는 벼의 생애를 온전하게 담아내는 <벼꽃>의 토대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아름다움과 농부들의 숭고한 노동에 대한 예찬이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한 곳에 놓인 카메라의 시선이 흥미롭다. 마치 밥풀처럼 보이는 하얀 벼꽃, 강 같기도 하고 바다 같기도 한 논의 표면, 조용히 논두렁 곁에 선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내는 소리, 찰박거리는 물에 비친 햇살의 눈부심과 뿌연 수면 아래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벼, 농부의 걸음을 일체화시키는 관찰의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농부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동할 동안 벼들도 자연과 공존하거나 투쟁하면서 자라난다. 오정훈 감독 또한 그들 곁을 지키면서 관찰하고 기록한다. 어쩌면 이 단순한 행위로 인해 <벼꽃>은 인내와 끈기 외에는 결코 닿지 못할 영역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마른 땅을 갈아엎고 물길을 열어놓아 논이 되어가는 과정을 비롯해 이 영화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반복과 순환의 주기는 교양의 측면에 국한되지 않고 배움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에 주어진 탄생과 죽음의 소멸되지 않는 시간이 소비와 유통을 거치면서 사회 시스템에 의해 위협받더라도 재배와 생산은 반복될 것이라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진리가 이 다큐멘터리의 근간이다. [박인호]

Director

  • 오정훈

    1994년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집단 푸른영상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을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에서 미디어교육실장으로 활동했다. 현재 다큐멘터리 제작과 더불어 인디다큐페스티발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나는 노래하고 싶어 (2012) 새로운 학교 – 학생인권 이등변삼각형의 빗변 길이는? (2011) 호주제 폐지, 평등가족으로 가는 길 (2001) 낙선 (2000) 세 발 까마귀 (1997) 약속 하나 있어야겠습니다 (1995)​ ​

Credit

  • ProducerOh Jung-hun
  • Cinematography Oh Jung-hun
  • Editor Oh Jung-hun
  • Sound Pyo Yong-soo

청소년 경쟁

최우수상

한발짝

허나경
  • Korea
  • 2016
  • 10min
  • DCP
  • color
World Premiere

<한발짝>은 영화의 감독이자 화자인 나잼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전쟁을 공부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나잼은 박물관과 민간인 피해자의 구술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듣고 배운다. 이 과정이 나잼에게는 괴롭다. 사진 속에서 피해자들의 참상을 목격하는 것도, 화약이 눈에 들어가 평생을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온 피해자와 대면하는 것도, 나잼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서운 일들이다. 나잼은 소설을 읽을 때나 영화를 볼 때 잔인한 것이 나오면 고개를 바로 돌려 버리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상처를 입는 것을 목격하게 되면, 마치 자신이 상처를 입은 것처럼 아파오기 때문이다. 급기야 나잼은 전쟁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친구들에게 울며 고백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잼은, 전쟁에 대해 눈물을 흘리면서도 증언을 계속해나가고 있는 한 여성을 만난 뒤, 그녀처럼 자신도 조금은 용기를 내봐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계속 회피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보기 불편한 것들을 마주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나잼은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밀양 송전탑 투쟁, 세월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슬프고 끔찍하다는 이유로 외면 할 수 없는 것들이 자신의 주변에도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잼은 광장으로 나가 촛불을 든다. <한발짝>은 결국, 평화를 향해 조금 더 가까이 나아가고자 애쓰는 영화인 것이다. [한동혁]

Director

  • 허나경

    한발짝 (2016) 

Credit

  • ProducerHeo Na-gyeong
  • Cinematography Heo Na-gyeong
  • Editor Heo Na-gyeong
  • Music Heo Na-gyeong, Sawol

우수상

친구들

김민서, 김남주, 이성재
  • Korea
  • 2017
  • 12min
  • DCP
  • color

인트로 영상에 표현된 인상적인 묵음은 관객들을 소라의 입장이 되어보게 한다. 영상의 주인공, 소라는 청각장애인이다. 하자작업장학교에 다니며 공연음악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라가 어떻게 친구들과 의사소통하고 있는지,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소리가 온전히 들리기 않기 때문에 한 쪽 귀에는 인공와우를, 다른 쪽 귀에는 보청기를 착용하고 악기들의 소리를 파악하기 위해 귀 기울이고, 친구들에게 질문하고, 연습하는 소라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흔한 편견으로 ‘청각장애인이 음악을 하는 것은 무리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라는 비장애인 친구에게 자기가 맡은 악기 연주법을 알려줄 만큼 자신의 역할에 능숙한 모습이다. 소라 주변에서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도 소라의 청각장애가 친구들 사이의 소통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연주를 할 때에도 소라가 다르다는 부분은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정작 소라는 비장애인 친구들과는 의사소통의 조건이 달랐다. 보청기가 오작동하거나 말하는 사람의 입이 가려지면 원활한 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여느 비장애인 친구들과는 듣는 방법이 달랐다. 그 뒤 영상은 청각장애인인 소라가 어떻게 듣는지, 어떤 방법으로 소통하는지를 소라 본인의 내레이션으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모습이 아주 조금은 외로워 보인다. 내가 듣는 것을 아무도 잘 알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듣는 것을 나는 알 수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외로운 일일 것이다.

‘장애인이니까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대해야해’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비장애인들이 장애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나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장애를 가진 사람의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도 중요한 것이다. ‘듣는 방법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소라의 세계에 입문한 친구들은 이 영상을 통해 이러한 태도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경희령]

Director

  • 김민서

    바꿀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2016)
  • 김남주

    친구들 (2017)
  • 이성재

    친구들 (2017) 

Credit

  • Cinematography Kim Min-seo, Kim Nam-ju
  • Editor Kim Min-seo, Kim Nam-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