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테
베리테는 다큐멘터리의 오래된 전통과 견고한 관습의 영향 아래에 있는 영화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AI와 쇼츠를 비롯한 편향되고 토막 난 이미지들이 폭주하는 과잉의 시대에도 영화는 진실을 구현할 수 있는가. 다큐멘터리는 여전히 가장되고 허황된 목소리들을 걷어내고 현실에 가장 가까이 맞닿을 수 있는 장르일까. 올해 베리테 섹션의 영화들은 여전히 그 믿음을 유효한 전제로 삼는다. 이들은 권력의 이면, 제도의 심층부에 매장되어온 진실을 끝내 표면 위로 떠올리면서, 현실에 순응하지 않고 잠재된 영역으로 침투하는 급진적인 실천 속에 있다.
전쟁과 기후 위기, 식민주의의 유산과 국경, 죽음과 이별의 문턱 앞에서도 삶은 멈추지 않는다. 올해 베리테 섹션의 영화들은 생존을 단순한 본능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그것은 삶의 연속성을 지키려는 불굴의 의지이며, 공동체와 기억, 노동과 의례를 통해 세계를 다시 이어가는 열망을 의미한다. 빙하를 기록하는 손길과 조상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려는 여정, 국경 앞에 선 사람들의 침묵, 땅을 일구는 노동, 전쟁 속에서도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는 다큐멘터리스트의 기록은 사라짐에 맞서 삶을 지속하려는 근원적 행위로 귀결된다. 베리테 섹션의 영화들은 진실을 끈질기게 탐문하는 인간의 근원적 의지 속에서 아직 도래하지 않은 한 줌의 희망을 감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