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계에서 비디오 액티비즘은 중요한 원류였다. 민주화에서 노동, 인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운동까지, 변혁을 위한 현장에 연대하고 제도권과 기성 미디어들의 사각을 비춘 액티비스트/다큐멘터리스트들의 태도와 문제의식은 그 자체로 한국 다큐멘터리를 특징짓는 미학이었으며, 윤리적 토대였다. 2024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그 비판적 정신을 조명하기 위하여 현장 미디어 제작 지원 프로그램 ‘현장의 POV’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그 결과물을 제16회 영화제 기간 중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는 2000년대 이후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중요한 전통이 된 실천을 조명한다. 한국 사회의 다양한 사안에 참여하고 연대하려는 다큐멘터리스트들이 자발적으로 느슨한 집합체를 형성하여 제작한 옴니버스 프로젝트 다큐멘터리들이 바로 그것이다. ‘연대의 연대기’라는 이름을 붙인 이 특별전에서는 “대한민국이 미쳐가고 있다”라는 비판에서 시작하여 21세기의 문턱에 선 한국 사회의 면면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아낸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2006)로부터 올해 ‘현장의 POV’의 지원작인 〈봄바람 프로젝트 시즌2 : 다시, 바람이 분다〉와 〈나란한 섬〉에 이르는 7편의 프로젝트가 상영된다. 이와 함께,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와 액티비즘에 관한 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첨예한 싸움의 현장을 지킨 다큐멘터리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연대를 전망하고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