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으로서의 필모그래피: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영화
90여편에 이르는 필모그래피와 800점가량의 드로잉과 글들.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이루는 일부다. 1948년 전후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제도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경력을 시작하였으며, 1960년대 후반부터 필름 작업을 선보였다. 미국 구조영화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초기의 실험 영화들을 거쳐 그는 건축물과 건축가의 세계를 영화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을 통해 ‘건축 영화의 거장’으로 또 다른 명성을 얻는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작가와의 오랜 소통과 논의를 거쳐 신작 두 편을 포함한 열다섯 편의 영화와 수백 점의 드로잉을 활용한 회고전 및 전시를 준비했다. ‘기울어진 비전’이라는 제목 아래 진행되는 회고전과 전시는 엄격한 형식미를 견지하면서도 예술적 독창성과 창발성을 구가해 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상영관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업을 대표하는 〈애로우플레인〉을 시작으로, ‘자서전으로서의 건축’과 ‘스트리트스케이프’ 등의 시리즈에서 선별한 작품들과 이를 넓게 포괄하는 ‘사진과 초월’ 시리즈의 작품들을 통해, 하인츠 에미히홀츠의 필모그래피의 설계도를 일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양 아트레지던시 해움을 활용한 ‘기울어진 비전’ 전시는 새로운 시각 언어의 실험과 발명에 전념해 온 대가의 예술적 원천을 탐구하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