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가부장적 질서가 깊게 자리한 작은 마을에서 할리메와 친구 괴뉠은 여성들만 참가하는 사격 대회를 연다. 이 뜻밖의 시도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습에 조용한 균열을 내며 여성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단순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 대회가 서로를 연결하고 용기를 북돋우며 함께 존재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간다.
REVIEW
튀르키예 시골 마을. 할리메와 친구들은 마을의 총기 공장에서 소총을 만들지만, 정작 여성이라는 이유로 총을 쏘는 일에는 배제된다. “총은 장난감이 아니다”, “사격은 남자들의 일”이라는 편견과 관습 속에서 할리메는 여성들만의 사격 연습과 대회를 준비한다. 그러나 마을 전통은 여성들이 대회에 나가려면 실질적으로 남편이나 가족 남성들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영화는 할리메가 여성들을 모으고 사격을 가르치며, 남성들의 반대와 조롱을 설득과 인내, 농담과 협상으로 통과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따라간다. 영화의 흥미로운 출발점은 이 같은 명료한 모순이다. 여성들은 총을 생산할 수 있지만, 총을 쏠 권리는 갖지 못한다. 또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시도하지만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대회를 개최하지만 남자들에 의해 제한된 사격 거리로 출발해야 한다. 영화는 이들 모순을 거창한 정치적 선언으로 설명하기보다, 마을 공동체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드러낸다. 제목 ‘32미터’이 바로 그 지점에 놓여있다. 32미터는 여성들이 과녁을 놓치지 않고 총을 쏠 수 있다고 마을 남자들이 간주한 거리다. 그 자체가 여성의 능력을 미리 제한하고 규정하는 성차별적 기준이지만 할리메는 동의보다는 협상의 차원에서 이 거리에서 여성 사격 대회를 시작한다. 전쟁 지역에서 총의 의미가 새롭게 기능하는 것 또한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DIRECTOR'S NOTE
나는 머릿속에서 지어낸 이야기보다 실제 삶에서 비롯된 이야기에 끌린다. 나에게 다큐멘터리는 멀찍이서 대상을 관찰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찍는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을, 그리고 서로의 연약함을 함께 나누는 일이다.
내 영화의 주인공들은 복잡한 사회 구조를 헤쳐 나가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지 않는다. 자기 앞의 현실과 마주할 뿐이다. 이 친밀함이 영화에 정서적 깊이를 주는 동시에, 만드는 사람에게 윤리적 책임을 지운다.
CONTACT
Morteza ATABAKI | mortezaatabaki8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