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에세이’는 기계적으로 형성된 영화의 매커니즘을 거부한다. 한 편의 영화 안에서 스토리텔링의 완결성과 통일성, 일체화를 회피하면서 주관적, 시적, 비이성적 관점에서 다양한 맥락을 통합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에세이 섹션은 우리의 감각을 혼란하게 하는 동시에 창조적인 사유를 촉발하는 신비로운 관점에 선 다큐멘터리 영화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하나의 경향이나 스타일로 요약할 수 없는 이 섹션에는 선택한 자료의 입구와 출구를 늘리려고 하는 지성의 구불구불한 흐름을 보여주거나 정의의 경계를 넘어서고, 고정된 의미를 파괴함으로써 진정한 ‘의미’를 창조하려는 의지들이 모여있다.
올해 에세이 섹션에는 길고 장구한 사유의 흐름을 좇아 하나의 토픽을 탐구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점령 도시 중 하나였던 암스테르담의 풍경과 병치하는 스티브 맥퀸의 〈점령 도시〉, 취리히 동물원의 심부를 순회하는 로무알트 카마카의 〈보이지 않는 동물원〉이 그 전범이다. 이들 영화에서 하나의 이미지는 이전 이미지나 후속하는 이미지를 직접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우회, 비유, 은유를 통해 측면에서 그들을 가리킨다. 매체의 규율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개념을 향해 항해하는 예술의 본질에 가까이 간 영화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