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현장기록] 분단의 시대를 사는 앨리스를 위하여

2017.09.28

Sorry, this entry is only available in Korean. For the sake of viewer convenience, the content is shown below in the alternative language. You may click the link to switch the active language.

[토크 현장기록] 분단의 시대를 사는 앨리스를 위하여

  • 일시 : 9월 24일(일) <앨리스 죽이기> 상영후
  • 장소 :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 2관
  • 모더레이터 : 김성경
  • 게스트 : 김상규 (<앨리스 죽이기> 감독), 허재현 (한겨레 기자)

김성경 소개를 간단히 해주시면서 영화를 찍게 된 동기, 영화를 통해 꼭 이런 이야기는 해보고 싶었다 하는 것 먼저 말씀 해주세요.

김상규 이 영화를 신은미라는 인물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2014년 4월. 당시 세월호 참사가 있던 당일이기도 하고 그때 조계사에서 이 영화의 시작이 되었던 그 곳에서 신은미씨의 강연이 있었고 그 강연을 들으러 갔을 때 제가 그동안 들어왔던, 미디어를 통해 봐왔던 북한의 모습과는 다르고 신선한 시각의 이야기가 끌렸다. 강연 이후에 신은미씨에게 다큐 촬영 동의를 얻었다. 이후 11월달에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 촬영을 시작했다. 애초에 4월달에 기획을 했을 때는 과연 우리가 알던 북한 말고 북한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해외 동포들, 또 북한에서 나온 탈북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조합해서 입체적인 북한의 모습을 담아보고 싶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하루하루가 다르게 사건이 벌어지면서, 애초의 기획과는 다른 사건을, 종북 논란을 쫒는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김성경 사실은 영화작품이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고리가 많은데,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 미디어의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종북 프레임이라는 것이 어떻게 작동을 해왔고, 그리고 이 전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 깊게 보신 분인데. (허재현 기자가) 오늘 이야기하기 전에 잠깐 먼저 만나서 말씀을 듣다 보니까, 국가보안법 문제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계속 취재를 해오고 계시다. 좋은 기사들 쓰고 계신데요, 허재현 기자님께서 당시 상황이나 미디어의 맥락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간단하게 설명을 부탁드린다.

허재현 제가 영화가 끝나갈 때 등장해서 인터뷰한 기자인데, 에피소드를 설명드리고 싶다. 당시 취재갈 때에 한겨레 내부의 상황을 설명드리자면, 당시 제가 보도했던 한겨레신문의 보도는 사회면에 들어가는 기사가 아니었다.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한바닥 쫙 펼쳐서 토요일자에 나오는 피쳐성 기사였다. 왜 한겨레가 이렇게 뜨거운 이슈를 주말판에 실었는지는 저희의 고민이 담겨있던 것이었다. 저희도 신은미씨와 관련된 사건이나 보도가 한국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는걸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것인지 내부에서 고민해봤고, 이 사건을 다루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한겨레 신문의 초기 입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과는 너무나 반대되고 예상할 수 없었던 방식의 마녀사냥이 진행되었고, 사실은 국가보안법이란 게 엄연히 존재하긴 하지만, 그러나 전혀 엉뚱한 사람은 이런식으로 국가보안법으로 엮어서 이렇게 한 시민을 마녀사냥 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래서 이것을 진지한 사회의 의제로 한겨레신문이 끌어올려주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신은미씨 사건 이후로 한 달 넘게 아예 보도를 하지 않았다. 저희는 이것 자체가 사회 이슈가 된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괜히 일부 언론이 만들어내는 옳지 못한 사회적 논쟁에 우리가 끼어드는 것이 안좋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결국 취재를 갔는데, 그건 신은미씨가 강제 출국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비록 우리가 이 분을 둘러싼 의제를 만드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지만 적어도 이분에게 방어권 한번은 드리고 출국을 하시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주말판에 그 부분을 실은 것. 이것은 당시 보수 언론이 만들어낸 기막히고 코미디에 가까운 사건이었다. 절대 진지하게 해석하거나 받아들여질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미디어의 권력이나 국가기구의 작동이, 한겨레 신문이 아무리 저항한다고 해도 사회 의제라는 것이 저희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는 않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방어권을 주는 방향으로 간 것. 미디어 환경이 그만큼 엄혹해 진 것이다. 종편이 출범함으로 인해서 우리 사회에서 여론이 얼마나 극단적으로 망가질 수 있는 것인가,를 보여준 에피소드라고 생각한다.

김성경 사실은 이게 분단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큰 질문이 아닌가. 사실 이 사건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에서도 그렇고, 이후에 지식인들이 반성적으로 낸 논문에서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를 작동하게 하는 법, 법의식이 있다면 분단의 모랄, 분단의 작동이 따로 있다라는게 사실상 최근 몇 년간 확인해온 부분들이 아닌가 한다. 그게 진보지가 되었든, 정치적으로 어느 입장에 있든 분단 문제는 우리가 돌파하기가 굉장히 쉽지 않은. 분단만 이야기하면 모든 것이 규정되어버리고 이분법으로 나뉘어지고.. 적과 우리로 구분되는 것이 너무나 쉬운 현 상황들을 아주 잘 보여주는 사건(신은미씨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감독님이 너무 열심히 영화를 찍어주셨고 신은미 선생님과 많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몇가지 궁금했던 건 영화를 만드시는 입장에서, Q1. 우리 사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굉장히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다시 이야기했을 때, 어떤 새로운 이야기 혹은 다른 시각을 보여줄수가 있을까? 그런 고민이 좀 있지 않으셨을지 여쭙고 싶다. 또 하나는 영화를 보면 마녀사냥이란 것을 주축으로 갖고 계신데, 미디어나 우리의 분단 의식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Q2. 신은미씨 자체가 가진 딜레마나 자체의 고민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은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 고민이 있으셨는지.

김상규 첫 번째 질문은, 그렇다. 이미 3년이 되어가는 사건이 되어버렸고, 지금에 와서 이 이야기를 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저는 당시 2014년 말의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제일 눈에 띄었던 것이 언론이었다. 어떻게 언론 권력이 한 사람을 하나의 마녀처럼 몰아갈 수 있는가. 여기 있는 사람이 신은미씨의 생각에 동의 해도,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중요하지 않고 각자가 가지는 의견이라고 본다. 어떤 사람이 자기가 경험한 것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발언을 했을 때 그마저도 입을 틀어막거나 그것을 법적으로 처벌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자유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당시의 신은미씨와 종북 논란을 보는 것은 대부분 미디어를 통해서 그 사실을 알게 되는데, 과연 그러면 언론과 당시의 수사기관, 국가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용했는지를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기자들은 자기들의 사명일수도 있으나, 그 또한 어느 순간에는 자기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뭔가 회의 또는 의문이 드는 지점들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서 카메라를 사건도 비췄지만 기자들의 모습을 많이 담으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기자들이 자문하는 모습도 확인해보실수가 있고. 큰 틀의 언론이나 수사기관 보수단체 등 큰 틀 보다도 그곳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이 매커니즘이 보일 것 같아서. 그것을 다시금 신은미씨가 있었던 공간에 우리가 마치 같이 있는 것처럼. 한번 바라보면 그때를 되돌리면서 우리들의 모습을 좀 되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내놓게 되었다.

김성경 두 번째 신은미씨 개인에 대한 질문은, 좀더 덧붙이자면 어떻게 저렇게 계속 강연을 하는 동력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하는 궁금함과, 남편분도 많이 등장을 하는데 가까이서 보신 입장에선 신은미씨가 당시의 상황을 어떻게 그때그때 받아들였다고 보시는지, 또 신은미씨를 돕는 통일콘서트를 주최하는 측에 대해서는 특별히 많이 다루고 계시진 않으신데, 그 부분도 조금 소개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김상규 여기에도 주최측 분들이 와 계시다. 우선 제가 보았던 신은미씨는 저도 책을 통해서 먼저 알게 되었지만, 어떤 진영.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에 서있기 보다는, 물론 그분이 대구에서 자라서 6,70년대 교육을 받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본인 스스로의 입장, 위치를 어느 한쪽에 구애시켜두기 보다는 밖에 나가서 한국, 모국을 바라봤을 때 안에 있을 때와 다른 입장을 취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았다. 교육부터 언론 사회적 분위기가 안에서는 북한을 적으로만 규정하기 때문에, 적이 아닌 사랑으로써의 입장을 가지긴 힘든데, 외국에 나가 있기에 그런 색안경을 내려놓고 바라볼 수 있는 입장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반면에 어찌보면 굉장히 억눌려 있었기 때문에, 지금 60정도 되셨으니까 당시 자라온것만 보았을 때 북한에 대해 너무 강하게 억압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어떤 악마화 된, 그래서 다른 것을 보았을 때 더 끌리셨던 부분이 있지 않았나. 그래서 안에서 보았을 때에는 그것을 누군가는 너무 친북 아니야? 어떤 사람은 종북이라고 까지 표현하게 되는 것 같다. 남편분의 경우 경제학을 연구하면서 사회주의에서 어떻게 인센티브 제도가 운영되는지에 대해서 연구를 하다가 80년대에 LA의 비디오 대여점에서 북한 비디오를 대여하는 곳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비디오를 통해서 북한의 문화를 통해 들여다보는 작업을 했었고, 당시까지 나온 북한 비디오를 다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생각했던 북한의 모습, 물론 영화가 현실을 다 담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담겨있을 거라고 생각하셨는데 실제 북한에 가보니 영화 속에 담긴 모습들보다 너무 힘든 모습을 보면서 실망도 하고 가슴 아파 하고, 그런 배경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김성경 한가지 더 질문드리면, 영화 처음에 보면 남편분이 굉장히 지식인임이 느껴지는, 칼 막스의 케피탈은 연구하는 사람들도 앞의 몇 페이지밖에 못 읽는다는 그런 유명한.. 그 책을 놓고 공부를 하시고 지식인이신데, 영화 속에서도 허기자님이 신은미씨에게 “지식인으로써, 이런 행동들이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예상하고 계셨느냐?” 하는 질문을 던진 것으로 기억됩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시고자 질문하셨는지?

허재현 제가 영화속에서, 그래도 책을 쓰거나 강의를 하려면 조심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비판적인 취지로 제가 질문을 한거죠. 제 스스로 보기에도 약간은 바보같은 질문이었지만. 아까 아버님이 그 상황에 화를 내셨잖아요. 그 질문을 던지는 저도 짜증은 나지만.. 기자로써 필요했던 질문이었기에.. 신은미씨는 북한 전문가가 아닌 것을 저도 알죠. 만약에 신은미씨가 전문가로써의 활동을 하는 사람이 그런 류(기행문)의 책을 냈다면 비판받아야죠. 책이 중립적이지 않거든요. 그런데 신은미씨는요 보셔서 아시겠지만 음대 교수였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똑같은 분이에요. 그런분이 그냥 일종의 수필을 쓰신 겁니다. 수필은 주관적으로 쓰는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분한테 찾아가서 왜 수필을 이렇게 주관적으로 쓰셨어요? 라고 말도 안되는 질문을 한거죠. 어떻게 보면 한겨레도 그런 쓰레기같은 질문은 하면 안되는데 사회 분위기상 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제가 신은미씨의 책을 죽 읽어봤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이 된 책이지만, 일반 시민의 여행 경험기로써 보면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만한 어떤 내용도 찾을수가 없었어요. 책을 읽으니까 이분은 무죄다, 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실제로 법원에서도 이후에 무죄가 나왔죠.

김성경 지금 사회를 보는 저는 북한학을 계속 공부하고 있는데, 영화제 측에서 연락이 와서 오늘 사회를 봐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워낙 영화를 좋아하고 연구를 하니까 감사하다고 했는데, 이게 종북 논란 이런 걸 다루는데 괜찮으시겠냐고, 이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사실은 이게 통합진보당부터 해서 신은미씨… 굉장히 다양한 사건들이 계속 만들어지면서 우리가 우리를 검열하는 게 굉장히 강해진 거죠. 실제로 북한 연구를 하는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면 누가 나에게 손가락질 하지 않을까? 내가 어느 순간 엮여서 고초를 겪게 되진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꾸 하지 못하게 되고, 말을 못하게 된다는 건 그만큼 생각을 못하게 된다는 게 아닐까.. 그래서 감독님 영화가 저희에게 던지는 많은 질문이 있을 것 같아요.

관객 1 실제 폭탄 테러를 했던 학생을 인터뷰 하셨는데, 어떤 생각으로 하신건지 궁금합니다.

김상규 지금은 대학생이구요, 사건 이후에 계속 만나려고 시도를 했습니다. 집행유예가 올해 7월에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4,5월 정도에 만나서 4-5시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어봤을 때,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당사자가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우선은 피해 당사자들에겐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후회하느냐 물었을 때에는 후회는 하지 않는다고 했고요, 정확한 멘트는 이겁니다. 토마토나 던졌을 거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영화 속에 수많은 토크콘서트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어르신들의 모습들은 익히 봐왔지만, 당시 저로서도 10대 후반의 청소년이 극단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놀랐고, 저도 그래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던 것. 본인 나름의 신념은 확고했습니다.

관객 2 아나운서의 목소리 등 재연의 방식을 쓴 자신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김상규 우선 뉴스 화면이나 앵커들의 오디오를 사용한 것은 당시 분위기를 직접적으로, 있는 자료를 가지고 들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내레이션이나 이런 것을 쓰지 않고 생산되었던 자료들을 통해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관객 3 영화 상에서 법원 판결을 보면 신은미씨의 강제출국이, 국가(남한)의 공공의 이익을 해쳤으므로 정당하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는데요. 북쪽에서는 신은미씨 사건을 다룬적이 있는지, 북에게는 정말 이익이 되었던 사건인지 궁금해지네요. 신은미씨는 교포로써 자기 자신을 매개자로 생각을 하고, 북쪽 소식을 전혀 못듣는 남쪽의 우리들에게 자신이 경험한 것을 알려주려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신은미씨는 체제에서 이용하기 좋은 케이스가 아닌가 싶다.

김상규 아무래도 국가보안법이란게 있으니까, 저도 북한에서 어떻게 다루는지를 바로바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도 질문하신 분의 입장과 동일하다. 일정정도 양쪽에서 이용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근거로는 당시 보수매체, 종편에서 우리민족끼리라는 북한의 매체에 신은미씨가 등장한 표현이 있습니다. 문화예술 관련된 잡지에서 일부 신은미씨를 거론하면서, 사건이 있기 몇 년 전에 해외의 많은 동포들이 교포 및 다른 문화예술단을 초청해서 친선대회를 했는데, 그때 신은미씨가 북한에 가서 불렀던 노래가 조선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을 받고 심장에 남는 사람, 을 불렀는데 그것을 북한 매체에서 재미동포의 심장 속에도 수령님의 은혜가 살아숨쉰다 이런 식으로 선전을 했어요. 이것을 또 남쪽의 종편들은 이것봐라. 신은미씨가 이런 의도로 불렀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단적으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곳에서도 교포가 북에 들어와 활동하는 것을 자기 체제에 긍정적인 방식으로 사용을 하고 있고, 우리 입장에서는 그것을 불편하게, 또 악의적으로 반대 입장에서 이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남북에 있는 시민들은 또 다르겠죠.

김성경 신은미씨가 북에 가서, 수양딸 집에 가는 장면은 신은미씨가 직접 찍은 건가요?

김상규 사건 이전에 찍은 것이고, 약간 회상하는 것입니다.

김성경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렸냐하면, 북한에서 사실은 수양딸의 집에도 갈 수 있고 이런건 북한에서 배려를 한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각 개인의 집에 갈 수 있고 촬영을 하고 이런것들은 북에서도 신은미씨의 존재에 관심을 갖고 있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관객 4 앨리스 죽이기라고 제목을 지으셨는데, 신은미 선생님과 앨리스의 정확한 연결지점이 궁금합니다.

김상규 여러분들이 아시는 동화의 앨리스를 생각했었어요. 이상한, 신기한 경험을 하고 돌아온 앨리스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듯이, 신은미씨가 소위 이상한 나라에서의 경험, 혹은 새로운 경험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 신기한 경험마저도 주변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억눌리는 것이 마치 앨리스가 자신이 겪은 것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해서 사용을 했습니다.

관객(황선)  몇 차례 죽이기를 당하고 있는 또하나의 앨리스랄까요, 황선입니다. 통일 토크 콘서트 진행을 보는 바람에 신은미 선생님을 곤란에 빠트린 주범이라고나 할까요. (웃음) 최근에 아직도 신은미 선생님과 제가 채널 A와 TV조선과 재판을 계속 하고 있고, 다음 주에도 재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가지고 종편과는 여전히 다툼을 하고 있는.. 3년이 지났지만 현재진행형인데, 종편의 논리는 언론의 자유, 표현과 논평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티비 조선 측 변호인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 이전에 국민의 표현의 자유, 여행자가 여행한 곳을 이야기할 자유. 본인이 느낀 만큼.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공감을 전혀 받지 못할지라도. 그런 기행문과 여행담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함부로 그것을 지상낙원이라고 했다, 라고 표현하면서까지..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던 티비조선 등은 본인들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만 답변을 하고 있거든요. 한국 사회에서 이것은 아직도 굉장히 무서운 것인가봐요. 종북과 관련된 이야기는 여전히 너무나 무서운 것이어서 여러개의 재판이 진행중에 있는데 재판 판결이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다른 재판의 판결을 한번 보자, 보자, 이러면서.. 국가 보안법 상의 1심 재판에서는 토크 콘서트가 무죄를 받았습니다만 2심 재판은 1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 진행이 안되고 있습니다. 재판 일정조차 잡히고 있지 않은 상태.. 그래서 한국사회에서 이것이 큰 고민거리 라는 거죠. 저는 오늘 또 영화를 보면서 확신하는게, 저 할아버지들이 다 똑같이 인쇄된 피켓을 들고 바로바로 기동성 있게 움직이는 것은 저 할아버지들이 자발적인 것은 역시 아니었구나, 요즘 관련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기사들을 보면서 아 그래서 그때 종북몰이라는 것이 어떤 이유로 필요했고, 이런 사건들을 기획하고 계속 지원해준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티비 조선을 필두로 해서 언론들이 떠들게 했던 뭔가가 있을 것인데, 이것의 본질이 지금 막 나타나고 있는, 그리고 어제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다루었던.. 이런 문제의 것일텐데. 저는 안타깝지만 통일 토크 콘서트와 관련해서 그리고 많은 종북 인사라고 찍힌 사람들의 진실과 진심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히 언론이 아무리 반성문을 써도 상당히 오랫동안 이문제의 본질적인 부분은 다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라고, 한편으로 요즘 그나마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서 다행스러우면서도 슬픈.. 신은미 선생님이 재판장에는 오지 못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법정에 이름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가운데 재판이 진행중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고요. 좋은 재판정에 제출할 수 있는, 정리된 다큐가 나온 것 같아요. 아까 변호사님도 오셨는데 이 영화를 꼭 제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허락해주셨으면 합니다. (웃음)

김성경 질문이라기보다는 현 상황을 설명을 해주셨고요, 질문 한가지정도 더 받고자 합니다.

관객 5 주변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은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첫 단어가 ‘종북’콘서트 였거든요. 사람들이 여전히 프레임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상이나 생각 같은 것들이 오른쪽에 치우치지 않은 분들도, 종북 콘서트라는 단어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는.. 그래서 질문은 아니고, 차기작을 고민 중이시라면 언론에서 만들어내는 프레임에 대한 집중적인 탐구를 부탁드립니다.

김상규 이번이 두 번째 상영인데요, 아직 다음 작품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말씀해주신 것처럼 분단에서 평상시에 인식하진 못하더라도, 암암리에 영향을 받고 있는 분단의 문제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다음 작업도 관련해서 남북의 틈새에 끼어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다루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특기라면 특기가 집요하게 파고들어가는 거라서, 종북이란 표현도 마찬가지고 이것이 어디에서 얼마나 우리의 안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관심 있게 파고들어보고 싶습니다.

김성경 단어나 개념의 수행성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그냥 만들어진 것 같지만 결국 그것이 실체가 되는 것이 무서운 것 같은데, 종북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에서는 특히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우리 사회에 요즘 가장 고민스러운게 ‘혐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우리 사회는, 오늘 신문기사를 보니까 런던에서 15살 정도의 아이들이 이유 없이 쇼핑센터에서 염산을 뿌리는 식의 범죄가 유행을 한다고 해요. 그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게 인종이라든지 그 사회가 가진 가장 차별적이고 예민한 지점이 혐오와 연동되는 방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한국 사회에서는 젠더 문제로 혐오에 대한 문제를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혐오의 전통은 분단, 북한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보충하실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고요. 그리고 특히 미디어의 역할을 여쭙고 싶습니다. 촛불혁명 이후에 저희들의 기대가 너무나 큰 게 있고, 그 기대로 인해서 조심스럽기도 하고 힘겨운 부분도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허재현 많은 기자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서울 행정법원에서 신은미씨의 강제출국조치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했잖아요. 그걸 취재하러 저와 같이 모 방송사의 기자가 서울행정법원에 공보 판사에게 갔는데, 짜증을 낸 에피소드가 있어요. 그 기자가 아니, 신은미씨가 피해자인데 어떻게 행정법원에서 이 사람이 우리 국가와 사회에 해를 끼칠만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강제출국이 가능하다고 판결할수 있느냐, 갑과 을이 바뀐게 아니냐 했습니다. 많은 기자들이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지만 이 문제가 왜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찾고 있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오늘 영화를 보면서 기자의 감으로 발견했어요. 이 사건은 자연발생적으로 발생했던 미디어의 헤프닝이 아닌 것 같아요. 보니까 국가정보원이 미디어를 활용해 벌여낸 일종의 사건인 것 같다는 거의 확신이 들어요. 저는 어버이연합 행동부대원들이 저렇게 전국을 돌아다니며 항의했다는걸 몰랐어요. 제가 얼굴들을 많이 아는데 굉장히 많은 아는 분들이 등장하는데, 다들 은퇴하고 생계가 넉넉지 못한 분들인데 저렇게 전국을 누빌 수 있다는 것은 누군가가 지원했다는 이야기에요. 이제 와서 보니까 당시 어버이 연합을 움직였던 돈줄이 국가정보원에 있었다는게 지금 밝혀지고 있는데, 어쩌면 종편에 이런 이런 알려지지 않은 토크콘서트가 있는데, 하고 정보를 준 세력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종편의 논리를 확대 재생산 하는 행동부대를 만들도록 도운 국가 기관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좀 수사해볼 필요가 있는, 국가정보원의 또다른 드러나지 않은 범죄가 영화를 통해 힌트가 나온 것 같아요.

김성경 감독님 다음 작품의 소재로 시작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김상규 제가 일욕심이 많아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고민이 될 것 같네요. 우선은 지금 이렇게 결과물이 나온 영화가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구나. (웃음) 재판장에서 증거로 쓰일 수도 있고, 더 심도 깊은 취재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저도 말씀해주신 문제는 심증은 갖고 있으나 영화 상에서 다루기는 어려움이 있어 다루지는 않았던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충분히 어느정도 밝혀지고 있는 시점에서 더 깊이 들어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또한 여성혐오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제가 남성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절감하는 정도는 떨어졌던 것 같아요. 반면에 북한에 대한 혐오는 저 또한 일상적으로 느끼거든요. 제가 이런 영화를 만들고 있으니까 다큐 감독들 사이에서도 종북감독, 또는 종북다큐 아니면 NL감독 이런식의 표현들을 웃으면서 해요. 그런데 그분들 또한 인권 감수성이나 사회 차별, 혐오에 민감한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이 왜 이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장난스럽게 표현할까, 혹은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할까, 아니면 진짜 어떤 혐오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가슴 아릴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통일 되고 나서도 오랫동안 남아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성들이 느끼는 혐오를 제가 (남성이라는 한계 때문에) 충분히 인식하진 못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문제에 대해서 계속 폭력의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 작품으로서 소통하는 결과물 내고 싶습니다.

김성경 저는 이 영화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기획되면 만들어지는 게 뭘까? 우리가 만약에 분단에 대한 혐오가 전혀 없으면 아무리 기획을 하고 어버이 부대를 동원을 해도 그것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그만큼 분단과 북한에 대해서, 북을 긍정적으로 보는것에 대해서 엄청난 두려움이 우리들 마음속에 깊게 있다는 것이죠. 저는 그게 분단의 상황 속에 사는 남한사람들이라면 누구도 벗어나기 힘든 감정, 의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