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갖는 다양한 가치들을 확대하고자 음악, 미술, 역사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큐레이터로 8회 DMZ국제다큐영화제에 참여한다. 올해에는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 싱어송 라이터 요조, 미술평론가 임근준a.k.a이정우가 큐레이터로 참여해, 자신들의 관심사를 추천 다큐를 통해 관객들과 나눈다.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는 오가와 신스케의 산리즈카 3부작과 <산리즈카에 살다: 나리타 이야기>를 통해 옥바라지 골목 철거 등 거주민 생존권과 역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무분별한 재개발이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요즘, 저항의 역사를 되새긴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종로구 계동의 ‘무사’라는 이름의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뮤지션 요조는 작가 사노 요코에 대한 다큐멘터리 <백만 번 산 고양이>와 대만의 독특한 책방을 담은 작품을 통해 ‘책’과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미술평론가 임근준a.k.a.이정우는 사진과 미술 등의 영역에서 활약한 예술가들을 조망하는 다큐를 통해 미술과 사진, 현대 예술의 궤적을 쫓는 기회를 마련한다.

후지이 다케시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
21세기 한국엔 중앙권력에 대항하는 지역투쟁이 많이 일어난다. 밀양, 강정부터 재개발에 반대하는 운동들이 그러하다. 일본 최대의 지역운동이였던 산리즈카 투쟁이 시작된지 올해로 50년째이다. 오가와 신스케는 당시 7편의 산리즈카 시리즈를 제작했다. 그 중 3편과, 45년 만에 다시 산리즈카를 찾아가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까지, 당시의 투쟁과 그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우리가 투쟁을 어떻게 진행하고, 바라보아야 할지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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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의 사회운동에서 중요한 이슈가 독립과 민주화처럼 중앙권력을 둘러싼 것이었다면, 21세기 한국에서 새로이 떠오른 것은 중앙권력에 대항하는 지역투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는 대추리 투쟁을 비롯해 새만금, 밀양, 강정 등 삶의 터전으로서 지역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계속 벌어졌으며, 작게는 전국 각지에서 재개발에 반대하는 운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 지역투쟁이라는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패전 후 일본 최대의 지역운동이었던 산리즈카 투쟁이 시작된 지 올해로 50년이 된다. 현재 나리타공항으로 알려져 있는 신도쿄국제공항을 산리즈카에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대해 그 지역을 지키기 위해 농민들과 지원자들이 벌인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가장 치열했던 시기는 60-70년대였다. 오가와 신스케는 투쟁의 초기 단계인 1968년부터 산리즈카에 들어가 1977년까지 산리즈카 7부작을 제작해 그 투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필름에 담았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그 7부작 가운데 첫 작품인 <일본해방전선, 산리즈카의 여름>, 4번째 작품인 <산리즈카 – 제2요새의 사람들>, 그리고 6번째 작품인 <산리즈카 – 헤타 마을>을 선정했는데, 이 작품들을 통해서 투쟁 속에서 농민들이 스스로 변해가며 그와 더불어 마을공동체가 생성되는 모습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가와 작품과 더불어, <일본해방전선, 산리즈카의 여름>에서 촬영을 담당했던 오쓰 고시로가 45년만에 산리즈카를 다시 찾아가서 찍은 <산리즈카에 살다: 나리타 이야기>를 선정해 아직 ‘역사’로 정리될 수 없는, 현재진행형의 산리즈카의 모습도 함께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