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면을 내화면과 외화면으로 나눌 때,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꽤 오랫동안 대학살자들과 같은 역사의 가해자들을 내화면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것을 주저했다. 따라서 이들은 내화면속 생존자들의 증언을 들은 관객이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영화의 외화면에 머물렀었다. 이런 경향의 급격한 지각 변동은 1985년 클로드 란츠만이 나치를 자신의 카메라 앞에 불러 세운  <쇼아>를 발표한 이후 일어났다. 가해자들은 때로는 가담자로서 때로는 목격자로서 점점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왔고, 이로써 기억의 외화면에 속했던 가해자들의 기억이 내화면속으로 편입되는 현대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흐름이 점진적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큐멘터리 작업은 그 시작점부터 다큐멘터리 창작자로서의 윤리와 시민으로서 그의 윤리가 충돌을 일으키게 했다. 또한 화면에 보이는 인물에 자신을 등치시켜 볼 수밖에 없는 관객은 때로는 이들에게 설득, 동화 또는 속게 되는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게 되었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과연 자신의 카메라 앞에선 이 적대적 타자를 어떻게 맞아야 할 것일까? 이 어렵고도 불가피한 질문들을 <피노체트와 세 장군>, <용서에 관하여>, <배신의 시간 속에서>, <우리 모두의 나치>등 일곱 편의 작품들을 통해 숙고해 보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