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시간
Time to Read Poems

이수정 Lee Soo-jung
  • Korea
  • 2016
  • 74min
  • DCP
  • Color
비경쟁부문다큐초이스

시놉시스

서울에 살고 있는 다섯 인물이 카메라 앞에 앉았다. 약을 먹을 것이냐 직장 생활을 계속할 것이냐의 선택 앞에 놓였던 여성, 생각할 틈도 없이 기계처럼 일했지만 해고된 노동자, 20년 넘게 안정된 직장을 다님에도 뭔지 모를 죄의식에 공황 장애를 앓은 남자, 불안한 현실보다는 게임 속 세상에서 안정을 찾는 남자, 자신이 겪은 혐오와 차별을 모든 약자의 고통과 동일시하는 여성. 이들은 각자 다른 처지이지만 동일한 세계의 불확실과 비참한 현실 앞에 선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감독

  • 이수정
    Lee Soo-jung
    나쁜나라 (2015)
    깔깔깔 희망버스 (2012)
감독의 변
비참한 세계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촬영해왔던 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2015)를 만들면서 나의 카메라 역시 정보와 스펙터클이 넘치는 세상에 한 몫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나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윤리에 대해 더욱 고민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함께, 공동체적 애도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그것이 세월호 이후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경쟁과 탐욕이 무한 증식하는 자본주의에서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 쓸모없고 무가치한 것, 폐기처분 된 존재들을 부활시켜 보고자 했다. 롤러코스터처럼 끝없이 질주하며 반복하는 자본주의의 시간을 정지시키고 함께 시를 읽으며 그 시의 말에 귀 기울여보는 사소한 시간이 그것이다.

리뷰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 최승자 시인의 시구로 이 영화를 표현하고 싶다. <시 읽는 시간>에는 출판사를 그만둔 30대 여성, 해고자 신세가 된 노동자, 공황 장애를 앓은 50대 남자, 수입이 불안정한 일러스트레이터, 차별받는 여성으로서 고통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여성이 출연한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면서 자신들이 받았던 상처와 비참, 불안과 초조를 가만가만 이야기한다.
“직원의 위치는 바둑돌과 같아서 두는 대로 간다”고 말하는 남자, “저는 제가 아름답거나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지만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가진 아픔을 완벽하진 않지만 알려고 노력할 수 있잖아요.”라고 말하는 여자의 그런 말들은, 그대로 시다. 찬찬히 지나온 삶을 복구하는 자기서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당신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가슴을 두드리는 질문으로 다가온다.
가난과 해고와 실직과 배제에 떠밀려온 다섯 명이 이 세상의 속도에 떠밀리거나 경쟁에 질식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 길들여진 타자가 아닌 자유로운 주체로 삶의 영위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시집을 꺼내어 시를 낭독한다. 자본의 굉음에 묻혀 집중하기 어려웠던 사람의 목소리가 감미롭고 그 육성에서 자신의 경험을 발견하기에 이르니, 시를 읽는 시간은 존재를 회복하는 시간이 된다. [은유]

Credits

  • Director, Producer  Lee Soo-jung
  • Cinematographer  Wang Min-cheol
  • Editor  Ko Dong-sun
  • Music  Morceaux
  • Sound  Koh Eun-ha

Distribution / World Sales

  • Contribution & World Sales  Lee Soo-jung
  • E-mail  crissi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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