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현장기록] <로드쇼>

2017.09.27

로드쇼

  • 일시 : 9월 24일(일) <로드쇼> 상영후
  • 장소 : 메가박스 파주출판도시 1관
  • 게스트 : 김형주(감독), 홍승명(출연), 정연두(출연), 노순택(출연), 신보슬(PD)
  • 모더레이터 : 임근희

임근희 신보슬 피디님께 영화 <로드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신보슬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작가들과의 수다에서 시작했다. 2011년에 무슨 일이 가장 이슈였는지 기억하는지? 4대강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작가들 사이에서 4대강에 대한 찬반이 나눠졌다. 다들 가본 적은 없으나 뉴스나 클립을 통해 반대했었다. 그래서 실제로 보지 않고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로드쇼 대한민국’을 기획하게 되었다. 또한 그 무렵에 습관적으로 전시를 한다는 것에 회의감이 들었다. 작가들하고 더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로드쇼를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할 때부터 갖고 있던 계획은 ‘전시를 하지 않는다’였다. 그렇게 로드쇼를 첫 번째 갔다 오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작가분들이 오셨는데 낙동강 가운데에서 외국 작가분들이 왜 Wi-fi가 되지 않냐고 하거나, 20-30명이 밥을 먹으려니 1-2시간 걸리면서 너무 힘들었다. 전시에 복귀하려던 찰나, 내년에 어디를 갈 지 생각을 나누게 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대사관의 후원으로 국제적인 프로젝트가 되었다. 전시보다 비용도 적게 들고, 작가들이 가면 좋은 사진 및 영상이 나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해외초청으로 인도, 부탄, 르완다, 실크로드 등을 다녀왔다. 작가분들을 만날 기회없이 작품과 전시장에서 바로 만나니까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적나라하게 로드쇼가 영화화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무섭고 겁나기도 한다.

임근희 <로드쇼>를 김형주 감독님께서 대부분 동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영화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데뷔작인 <망원동 인공위성>도 개인 인공위성을 띄운 작가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였다. <로드쇼>도 역시 르완다를 여행하는 작가와 그 작업들을 다뤘는데, 르완다라는 대상과 그 안에 있는 작가들이 활동하는 것들을 통해 중층적으로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대상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영화에서 본인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나?

김형주 로드쇼 프로젝트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고 간 것은 아니었다. <망원동 인공위성>을 만들기 전부터 카메라를 든 사람이나 대상을 갖고 창작하는 사람들에 관심이 많았다. 학창시절부터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컸었다. 이것이 콤플렉스에서 시작된 것 같기도 하다. 2010년도 초반에 노순택 작가님을 주인공으로 다큐를 찍고 싶다고 부탁 드렸다가 거절을 당해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것을 접어두고 있었다. 그러나 로드쇼를 갔다 와서 작가들을 만나서 얘기를 했을 때 공통적인 지점이 있어 영화화하게 되었다. 내가 힘들게 만드는데 비해 사람들은 100분만 보고 집에 돌아가면 되니까 그것에 대한 억울함,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다. 만드는 사람의 Logic이라던가, 무엇인가 만들어지기 전에 생기는 물리적인 과정들에 계속 관심이 가게 된다. 이것 또한 그 연장선으로 가게 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한다.

임근희 영화감독으로서, 매체적인 차이 또는 업계의 차이도 느끼실 것 같은데 그 중간지점에서 작업하시면서 어떤 것이 크게 와 닿았나?

김형주 업계의 차이라기보다는, 영화는 영화관에서 상영되어야 한다는 중요하고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은 매력적이면서도 무서운 공간이다. 스크린과 객석 사이에 내가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스크린 쪽에 가까우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고, 이 이야기가 제대로 전달되려면 객석 쪽으로 가야 한다. 스크린과 객석 사이를 오가는 것은 괴롭다. 평소 미술관에 많이 가는 편은 아닌데 전시들을 보거나 하면 걸어 다니면서 보면 잊혀지기도 하고 남기도 한다. 수동적이고 집단이 관람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를 좀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어떠한 판타지가 있는 것 같다. 익명의 다수가 똑같은 것을 보고 똑같은 경험을 갖는 것에 대한 판타지가 있어서 영화라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임근희 노순택 작가는 카메라를 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히는 입장이 되었다. 마지막엔 어색해서 심지어 가면까지 쓰고 계셨다. 스크린에 나타난 자신을 감상하는 것은 어떤 기분이었나?

노순택 그래서 오늘 영화를 같이 보지 않았다. 그저께 처음으로 영화를 봤다. 나 자신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있었다. 주로 타인의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카메라 앞에 서 주신 분, 때로는 나와 생각이 다른 분들을 찍는 경우도 있는데 그 분들조차도 명시적으로 허락을 해주시거나 암묵적으로 무언의 동의를 해주시거나 해서 카메라 앞에 서 주신 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사적인 부분을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해주는 것에 대해 굉장히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사진이라고 하는 것이 한국사람들에게 밥 숟가락 뜨는 횟수보다 더 많은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밥을 먹다가도 사진부터 찍거나,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건 그러지 않건 간에 사진이라는 것은 강박의 도구가 되어있는 상황은 확실하다. 예술, 보도, 친구들간의 교류로 사진을 찍더라도 오늘날 사진이 갖고 있는 강도는 크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카메라라고 하는 도구를 통해서 이야기를 펼쳐내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업하시려는 마음은 이해는 된다.

임근희 홍승명 작가는 영화 안에서 아이들 초상화와 사진을 합성하는 작업을 보여주셨다. 작업에서 장밋빛인생하고 연결되는 지점이 많았다. 르완다에 작가가 알고 계셨던 역사적인 이야기인 학살 등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작가의 작품과 어떻게 연결이 될지 말씀해달라.

홍승명 르완다의 학살은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직접 보는 것은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라서 그것이 주는 충격은 너무 컸다. 아직 르완다에 대해 정리되어 있지 않다. 르완다 자체는 특별한 공부가 되고 있지는 않지만, 아프리카 전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고 작업과 연결하려고 하고 있다.

임근희 정연두는 잘 짜여진 세팅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영화에선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히면서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느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감정들이 앞으로의 작업에 있어서 의미를 가지게 될 것 같나?

정연두 2011년도 관동 대지진에 관련되어 2012년 일본의 국공립 미술관으로부터 전시 제안을 받았다. 망설였다. 그 이유는 내가 원전 주변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또한, 원전과 지진의 재앙으로부터 자축하는 축제를 열고 싶었다. 그러나 큐레이터가 재앙이라는 것은 쉽게 잊혀지지 않기에 각성하는 전시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살지 않으므로 가장 어려운 지점이었다. 이후 로드쇼에 함께하게 되었다. 일주일이라는 그 시간 동안에 내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노순택 작가의 경우는 르완다에 대한 많은 자료들을 보고 오셔서 작가들과 밤마다 공유하셨던 태도 등에서 집단이 가지는 힘을 느껴서 좋았다.

관객 1 본인은 홍익대학교에서 예술기획과 교수로 있다. 작가분들이 르완다라는 곳에 가기 전에 준비를 하고 가시거나 무거운 마음으로 가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역사와 환경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결국은 작품으로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감동을 받았다. 계획 없이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어떻게 연결시키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신보슬 현지에 떨어진 순간부터 아무것도 안 한다. 홍승명 작가가 가서 무엇을 하냐고 계속 물어보셨다. 반면 노순택 작가는 절대 물어보지 않으신다. 사진 작가분들과 함께 가면 좋은 점은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작업을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안심하는 부분도 있다. 김도균 작가 같은 경우는 거물만 찍고 다니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무를 찍어도 거물처럼 찍었다. 그런 부분들은 작가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정연두 작가의 경우는 작업에 대한 그림이 미리 있었던 것 같다. 작가들끼리 동조하면서 만들어지는 과정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졌다. 크게 계획하지 않았어도 본인의 관심사대로 보면 만들어지는 작업들이 있는 것 같다.

임근희 정연두 작가가 처음 기대하고 갔던 것들이 변경되기도 했다. 그 작업은 후발작업을 하고 있나?

정연두 제주 비엔날레에서 ‘tourism’과 관련되어 전시되고 있다.

관객 2 본인은 미술하는 작가이다. 영화를 굉장히 무겁게 봤다. 르완다에 대해 아프리카, 대자연, 갈 수 없는 곳에 대해 상상을 하고 왔다. 그런데, 막상 다큐멘터리를 보는 내내 불편했던 것이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을 찍거나, 어떻게 사람들에게 전달될지 고민하는 것이 보였다. 김형주 감독은 작가들을 통해서 자신이 대상하고 어떻게 매치해있는지를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르완다 사람들을 대할 때, 그들을 이용한다는 죄책감, 찝찝함 등을 각자 작가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유럽이나 강대국을 여행할 때는 잘 안 보이던 것이 약소국, 약한 대상들 앞에서는 잘 드러났다고 본다. 근데 김형주 감독이 그것이 드러나게끔 이야기를 끌고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드샵은 저렇게 일괄적이지 않다. 그런데 순차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한 대상을 선택하고 그 대상을 전달하는 입장에서 목표 등을 정할 때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질문하고 싶다.

김형주 사진작가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찍는 대상과의 관계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한때였다. 작업을 하면서 윤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작업하게 되는 것이 그런 낭만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찍고 찍히는 대상이 된다는 것이 폭력에만 착취에만 기인하는가에 대한 억울함이 있었다. 이 사람들 찍어서 무언가에 쓰겠다는 목적이 있을 수도 있으나, 그저 잘 찍고 싶다는 마음이 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4분의 인터뷰와 대화를 했을 때 아직 해결을 못했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김도균 작가 부분이었다. 나는 대상이라는 것을 사람에 한정하여 생각하던 편인데, 예를 들어 사람이 아닌 소나무를 잘라놓고 찍어도 되냐 하니, 그 부분에서는 아쉬웠다.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지역이나 공간이 어떠냐보다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 같은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가에 더 관심이 있었다.

관객 3 신보슬 큐레이터는 해외에 가면, 일상적으로 콘텐츠를 올린다. 올리는 의도가 무엇인가?

임근희 신보슬씨와 가까운 내가 말하자면, 신보슬씨는 그렇게 콘텐츠를 올리는 것이 일상이다.

신보슬 페이스북 생중계를 한 지는 얼마 안 된다. 사실 저녁시간이나 차를 이동하는 중에 재밌고 유익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것을 거르지 않고 내야 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에 대한 추천을 하고자 보여드리는 것이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라도 모바일은 잘 되어 있더라. 기지국을 세우는 것이 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홍승명 질문과는 벗어난 말이지만, 본인은 영화를 잘 안 보는 사람이다. 놀랬던 것이 나는 김형주 감독이 찍는 것이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영화를 만든 것이 신기했다. 영화를 전공한 사람은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다. 관객분이 질문한 것과 비슷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작업을 바둑 두듯이 한다. 다른 판이 별 볼일 없으면 여기저기 찔끔찔끔 해 놓는다. 결국 그것은 한 판이 된다. 작업은 항상 그렇게 나오는 것 같다. 초창기 때는 내가 무얼 하는지 나도 모른다. 그것이 약간 쌓이면 이렇게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난다. 결국 우리와 비슷하게 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형주 촬영하는 것 자체가 직업이다 보니 항상 촬영을 한다. 엔딩 크레딧만 오르면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정해놓은 프레임 안에 들어야만 영화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리타분하게 만들어지는 것도 있지만, 이를 통해 작업할 수 있는 추진력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가진 생각들을 조합해서 그 프레임 안에 들어가려고 노력한다. 일단 늘 찍고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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